과학기술
UNIST 디젤 자동차 연료 신촉매 개발
뉴스종합| 2016-11-07 10:09
-이산화탄소 자원화 신기술 개발

-철ㆍ구리로 이뤄진 신촉매로 액화탄화수소 생성 증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지난 4일부터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포집과 처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연구진인 이산화탄소를 디젤 자동차의 연료로 바꿀 기술을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재성 에너지ㆍ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반응시켜 디젤 자동차 연료로 만드는 신촉매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신촉매는 값싼 구리와 철로 이뤄진 ‘델라포사이트(delafossite)’로,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반응시킬 때 이 촉매를 쓰면 결과물로 디젤(액화탄화수소)을 얻을 수 있다.
[사진설명=이산화탄소와 수소의 반응에 사용된 촉매인 델라포사이트.]

기존에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키는 데 사용한 촉매들은 메탄이나 메탄올 같은 저분자 물질을 만들 수 있었다. 이들은 부가가치가 낮고 시장이 크지 않아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도 낮은 편이다.

이에 이재성 교수팀은 이산화탄소와 수소의 반응 시 한 단계 반응만으로 디젤을 만들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최요한(29) UNIST 연구원은 “디젤은 메탄이나 메탄올보다 탄소의 연결고리가 더 길다고 보면 된다”며 “델라포사이트를 촉매로 쓰면 탄소를 길게 이을 수 있어 디젤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장윤정 연구원, 이재성 교수, 최요한 연구원.]

특히 이 방식은 독일의 자동차 회사인 아우디보다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우디의 경우는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변경하는 단계를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재성 교수팀은 이산화탄소를 바로 수소와 반응시킬 수 있어 공정이 더 간단하다.

이재성 교수는 “태양광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고(인공광합성), 이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디젤을 얻을 수 있다”며 “이산화탄소를 단순히 땅속에 묻는 게 아니라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번에 개발한 기술과 태양광 물분해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며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시멘트 공장 등 이산화탄소를 다량으로 배출되는 현장에 적용해 기술을 검증하고 해외로도 수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엘스비어(Elsevier)에서 발행하는 촉매 분야 최고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환경(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IF=7.4)’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 지원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기후변화대응사업과 중견연구자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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