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박근혜-정세균 회동…靑 “야당 대표도 함께” 의장 측 “논의한 적 없다” 마찰
뉴스종합| 2016-11-08 10:41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을 갖는다. 청와대는 이 자리에서 야당 대표와 영수회담도 함께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뜻을 언론에 표출했지만, 정 의장 측은 “야당 대표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벌어진 뒤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법부 수장을 방문하는 과정에서도 ‘불통’으로 인한 잡음이 새어나온 것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의 국회 회동을 알리며 “야당 쪽에서도 회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전히 협조하고 조율 중”이라며 “영수회담도 추진해야 하고, 오늘 그 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가진다. 청와대는 이 자리에서 야당 대표와 영수회담도 함께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언론에 밝혔지만, 정 의장 측은 “면담을 제안하며 야당 대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청와대가 정 의장 회동과 아울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야당 대표와 영수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안하고 기대한다는 것을 언론에 표출한 것이다.

하지만 정 의장 측과 야당은 청와대 입장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권혁기 국회의장실 부대변인은 “청와대에서 어제(7일) 국회의장실에 회동을 제안할 때 여야 대표 등 야당 대표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며 “청와대 대변인이 오늘 야당 회동도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 조율 중에 있다고 했는데 의장실과 얘기 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잘라 말했다.

권 부대변인은 “의장실에서 청와대에 영수회담을 먼저 하라고 했고 청와대는 영수회담이 안 되고 있으니 의장 회동을 먼저 하자고 해서 수용한 것”이라며 “야당 대표들은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이 면담하는 줄 알고 있고, 청와대에서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을 운운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과 오찬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박 대통령이) 정 의장을 만난다는 얘기만 들었다”며 “영수회담을 그런 식으로 한다는 것은 너무 일방통행식”이라고 비판했다.

박 비대위원장도 이날 오전 회의에서 “청와대에서 3당 대표들도 (회동에)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뉘앙스의 보도가 잇따랐지만, 그런 요구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청와대의 접근 방식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정병국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먼저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를 지명 철회하고 나서 야당 대표와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청와대가 결국 (야당의 요구를) 받을 건 다 받으면서도 방법론에서 접근을 잘못해 공감을 못 얻고 왜 자꾸만 반발을 사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취재진에게 “오늘 국회 방문은 대통령과 국회의장과의 면담이며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은 추후 성사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알렸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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