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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경험 취업준비에 어떻게 녹이나요?" 취업학교, 전역장병을 만나다
헤럴드경제| 2016-11-16 10:45
[헤럴드경제] 지난 10일, 부산시 소재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이광석)가 주최한 ‘해군 취업학교 이동수업’에 전역을 앞둔 60여 명의 장병이 모였다.
 
강의를 맡은 최경호 컨설턴트는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 조사 내용 중, ‘취준생의 93.2%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어려움을 느낀 경험’이 있으며, 이 중 66%는 ‘자소서에 쓸 만한 소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결과가 있다. 제대 후 바로 취업준비를 하지 않더라도 군 생활 당시의 경험은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어필하기 매력적인 소재이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인사말로 말문을 뗐다. 이어 “제대를 앞두고 취업준비 방법을 고민하는 전역 예정자들의 최대 화두는 ‘어떻게 해야 군 생활 동안 보고 느낀 내용을 자소서에 녹여낼 수 있을까’ 입니다. 물론, 고민의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취업 경쟁자들이 각종 스펙으로 취업을 준비할 때 문화 및 가족, 그리고 배움의 기회로부터 단절되어 경력개발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쳤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어요.”라고 전했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군 복무로 인한 2년여 남짓한 공백 기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개인의 능력개발은 물론 제대 후 취업에도 많은 어려움을 가져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7월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국방부가 발표한 청년 군 장병 진로지원 프로그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역 청년 군 장병의 65.1%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로 '진로(취·창업) 관련 문제’가 꼽혔다. ‘제대 후 사회 적응에 대한 불안'(50.4%)과 '군복무로 인한 경력단절에 대한 부담'(48.8%)도 고민거리로 선택됐다. 정말 군 생활은 청년들의 경력관리를 어렵게만 만드는가? 최경호 컨설턴트가 취업학교 이동수업에서 제안한 군대 내 경력관리를 소개한다. 

 
"몸 사리지 마라" 직장에서 사랑 받는 멘탈 만들기
 
군대에서는 배울 게 없다? 지혜로운 사람은 어디서든 배운다! 학과 과목 및 직무 기술과는 또 다른, '인생에 대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군대다. 특히, 건강한 병영생활을 통해 사회성을 제고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군대는 개인의 개성보다는 조직의 단체성이 강조되는 곳으로, 각기 다른 삶을 살던 청년들이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양보와 배려, 그리고 공동의 약속이행을 처절히 몸으로 익힐 수 있다.
 
특히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은 형제가 많았던 과거 세대에 비해 단체적응력이나 조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단체 생활이라고 해봐야 조별 모임, 동아리 활동 등 특정 집단에 국한되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도 인재 채용 시 지원자의 조직생활을 적극적으로 예측해보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군 경험이 자소서 및 면접 등 취업준비 과정에 있어 효과적일 수 있는 이유는 입대 후 처음 군사 훈련 받게 되면, 그간 놓치고 있던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는 데에 있다. 고된 훈련 속 동료들과 함께 하는 소중함을 느끼고 있으며, 그들과 한 발짝씩 발 맞추며 시너지를 내는 것의 중요성을 안다는 것은 인사담당자에게 어필할 좋은 소재가 된다. 
 
 
“입대하면 머리 굳는다? 입대하면 실력 쌓인다!” 군대서 똑똑한 스펙 쌓기
 
사실 과거엔 “입대란 공부와 담을 쌓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되레 군에서 장병들의 능력 제고를 위해 앞장서는 모습이 포착된다. 장병들이 군 복무기간 중에도 중단 없이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며 학업에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에는 장병들의 시간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학 원격 강의를 수강하면 학점을 인정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취득 가능한 학점은 학기당 6학점 이내이며 현재까지 122개 대학의 3,506개의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나라사랑포털에서 수강 가능 대학들의 목록을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
 
병과학교 교육 중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평가를 통과하고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소속 대학 학칙에 의거, 2~3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도 마련돼 있다. 또한 장병들의 지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자기계발의 방법으로 외국어, 자격증, IT, 취업, 검정고시 등 8,000여 강좌도 제공한다. 건축, 항공, 토목, 전자, 정보통신 등 21개 분야의 산업기사 자격증과 철근, 불도저운전, 항공장비정비, 통신기기 등 61개 분야 기능사 취득을 위한 전문 강의까지도 수강 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다. 공모전이나 대외활동에도 참가 가능하다. 장병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국방부 병영문학상이 대표적. 최우수자에게는 한국문인협회, 국방부장관상 등 특전이 주어진다. 이외에도 디자인 공모전, 슬로건, 웹툰, 감동이야기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공모전이나 국방홍보원 기자단 등 국가기관에서 주최하는 대외활동은 전역장병들의 든든한 취업 스펙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인크루트 취업학교팀 김기석 팀장은 “보통 여성의 경우 20대 초중반부터 취업준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 시기는 일반적인 경우 남자 대학생들의 군 복무기와 겹치기 때문에, 군대에서 얼마나 밀도 있게 준비하느냐가 취업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다. 앞으로 취업학교는 전역장병들이 군생활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정경 기자 / mosky100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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