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과 해운업 위기로 국가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재계 총수가 대통령의 사적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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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16일 한진그룹 핵심관계자 A씨는 “조 회장이 4월7일 당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설득하기 위해 스위스 로잔으로 출국할 때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산은 이 회장이 조 회장에게 만나자고 했는데 조 회장은 빨리 로잔에 가야 하니까 다녀와서 보자고 했다”며 “그래서 그때 보지 못하고 나중에 만났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출국한 시점은 한진해운이 4월26일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하기 3주 전쯤이다.
한진의 또 다른 핵심 관계자 B씨는 “산은이 한진해운 상태가 위중하니까 빨리 대책을 논의하자고 조 회장에게 연락한 것인데 대통령 민원 때문에 결국 협의가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B씨가 말한 민원은 청와대가 지난해 여름부터 김 전 장관을 통해 호랑이 대신 박 대통령의 반려동물인 진돗개를 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을 의미한다. A씨는 “청와대에서 지난해부터 진돗개를 마스코트로 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이다 올 3월 IOC 실사단이 ‘개는 안된다’고 하니까 조 회장이 4월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장관과 함께 IOC를 설득하러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진해운 문제를 뒤로 미루면서까지 출국한 조 회장과 김 장관은 IOC로부터 문전박대만 당한 채 돌아와야 했다.
조 회장 최측근 C씨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개 얘기를 꺼내자마자 곧바로 나가버렸고 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정하기로 약속한 뒤에야 다시 나타났다”고 두 사람이 IOC에서 망신당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바흐는 처음부터 ‘한국이 개고기를 먹는 나라인데 어떻게 개를 마스코트로 하느냐’는 입장이었지만 청와대 태도가 워낙 강경해 조 회장은 거절당할 걸 알면서도 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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