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한국 검찰, 대통령이 친구와 공모했다(conspired)고 발표하다’는 제목으로 “박 대통령이 국정을 조작하고 대통령과의 친분을 축재에 악용했다고 알려진비밀 친구의 범행에 공모했을 것으로 검찰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한국 검찰이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에 공모했다(colluded)고 발표했다”며 현직 대통령이 반역·내란 외 범행으로 기소되지는 않으나 검찰 조사는 받을 수 있고 퇴임 후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박 대통령이 오랜 친구가 기업들로부터 수천만 달러(수백억원)를갈취(extort)하는 데 공범(criminal accomplice) 역할을 했다고 검찰이 밝혔다”며 “전국적으로 퇴진 요구에 직면한 한국 지도자에게 또 하나의 큰 타격”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박 대통령이 스캔들에서 주요(key) 역할을 했다고 검찰이 발표했다”며 “퇴임 후 기소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도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스캔들에서 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도 이번 발표로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도통신은 검찰 발표를 속보로 타전하면서 “한국 헌법의 규정에 따라 대통령은재직 중 내란죄 등을 제외하고는 기소되지 않지만, 검찰이 현직 대통령에 의한 범죄가담을 명언하는 이상 사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공영방송 NHK도 정규방송 중에 자막을 통해 한국 검찰이 대통령 지인과 측근을 기소했다고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검찰이 공모관계로 판단함에 따라 퇴진 요구 압력이 한층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정세”라고 지적했다.
지지통신도 “검찰이 박 대통령이 공모했다고 단정함으로써 진퇴나 탄핵을 요구하는 압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요미우리신문은 “대통령을 임기 중에는 입건할 수 없지만, 퇴임 후에 죄를 물을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검찰의 발표에 이은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와 청와대의 반박 등도 외신들은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유 변호사가 “검찰이 상상과 추측을 거듭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검찰 직접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AFP도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검찰 주장을 “상상과 추측에 근거한 부당한 정치적 공격”으로 묘사하면서 ‘성내며 부인했다’(angrily rejected)고 전했다.
AP 역시 정 대변인이 검찰 수사를 ‘인격살인’(character assassin), ‘사상누각’(a tower built on sand)에 빗댄 부분을 부각하면서 “대통령이 (특검이 아닌) 검찰의 조사를 계속 거부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앞서 전날 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박 대통령 퇴진 요구 4차 주말 촛불집회도 비중 있게 다뤘다. 화염병과 물대포가 오가던 한국의 시위 풍경이 바뀌어 평화롭고 축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AFP는 1980년대 민주화 항쟁 이후로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BBC는 박 대통령이 두 차례 TV 방송을 통해 사과했지만, 사퇴 요구가 계속이어지고 있다며 수십만 명이 운집한 집회 소식을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촛불은 겨울바람이 세차게 몰아쳐도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촛불집회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고, 일본 아사히신문도 “박 대통령이 최근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채 국정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사임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는 앞으로도 매주 토요일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에서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로마 동포·유학생 150명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50여 명이, 미국 조지워싱턴대 등지의 한인 학생들이 각각 집회를 열거나 시국성명을 냈다.
재미한인커뮤니케이션학회 주축으로 미국 37개주, 캐나다의 84개 대학·연구소의 언론학자 151명은 시국 성명을 내 “반헌법적 범죄를 저지른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게 두는 건 나쁜 선례”라며 “한국 상황을 계속 감시·고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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