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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 수십차례 처방
뉴스종합| 2016-12-05 14:40
[헤럴드경제]청와대가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한 것을 두고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 순방 시 수행원들의 시차적응용으로 해당 의약품을 사용했다고 해명했으나 시기적으로나 정황상 맞지 않는 일이 다수였다.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한 동남아시아 지역 순방을 앞두고도 향정신성의약품이 사용됐고 순방과 한달여 차이를 두고 향정신성의약품이 처방된 일도 잦았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입수한 청와대 의약품 불출 현황에는 ‘자낙스’, ‘할시온’, ‘스틸녹스’,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이 수십여 차례 등장한다.

불출 현황은 청와대 경호실에서 구비한 의약품을 실제 사용한 내역이다. 목록에는 주치의 또는 자문의 등이 관내에서 처방하고 사용을 지시한 의약품 성분이나 제품명, 복용량 등 정보가 담겼다. 사용자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당초 향정신성의약품이 대통령 해외 순방 시 시차적응용으로 수행원들에게 처방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향정약 구매에 대해 “졸피뎀, 자낙스, 할시온 등 약은 해외순방 때 수행원들의 빠른 시차 적응을 위한 수면유도제로 사용한 것”이라며 “종류가 다른 것은 불면 정도나 환자의 감수성 등에 따라 다른 약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순방일정과 맞지 않는 처방이 다수 발견됐다. 순방일 이전 수 개월 전부터 해당 의약품이 쓰이기도 했으며 정작 순방 시 필요한 의약품을 구비했을 시기엔 향정신성의약품이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총 26차례에 걸쳐 해외 순방을 다녔다.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과 유사한 시기에 청와대 내에서 수면 유도를 위한 향정약 사용은 총 20차례에 달했다. 또 향정약은 아니지만 수면을 유도하는 에토미데이트 주사도 같은 기간 내에 1차례 쓰였다. 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수면유도마취제다.

청와대 의약품 불출 현황에서 향정약 사용과 순방시점은 짧게는 7일에서 많게는 1개월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이에 대해 모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시차 적응을 위해서는 멜라토닌 성분의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정상이다”며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구입목록과 사용량을 보면 불특정 다수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 소수를 위한 처방이 계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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