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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총수 청문회] 청문회 시작전부터 분주...그룹 관계자들 긴장감속에 대기
뉴스종합| 2016-12-06 09:18
[헤럴드경제=최정호ㆍ배두헌ㆍ손미정 기자]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가 열리는 6일, 여의도 국회 본관 1층과 2층 로비는 이른 시간부터 정장 차림의 남녀들로 북적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굴지 기업 오너들이 총출동 하는 만큼, 오전 10시 청문회 시작에 앞서 각 그룹에서 나온 실무자들도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국회 이곳저곳을 오가며 동선을 체크하는 등 준비에 여넘 없었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나 KBO 구단주 회의에서도 보기 힘든 국내 굴지 그룹 관계자들의 아침 미팅이 정치 1번지에서 열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그룹의 경우 너무 많은 인원이 국회 출입증 발급을 신청했다는 이유로 본관 밖에서 대기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각 그룹 관계자들의 표정, 그리고 억양은 제각각이였다. 같은 청문회에 나란히 서지만, 기업마다 이슈와 예상되는 질문의 강도, 집중도 등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논란에서 한 발 비켜선 그룹 관계자들의 표정은 상대적으로 담담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형평성 차원에서 나온 듯 하다”며 큰 이슈 없이 끝날 것을 기대했다. 전경련 차원에서 참여한 재단에 출자한 것 외에, 별다른 이슈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한화 그룹의 표정도 마찬가지다. “오늘 하루 무탈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한 한화 관계자는 “회장님 건강이 좋지 않아 청문회가 너무 길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국회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그룹 관계자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순실 등 비선 실세의 압박에 특정 기업에 납품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관계자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많은 것은 이미 해명했다”면서도 이날 청문회에 질의가 이어질 것을 걱정했다. 최태원 회장 사면과 재단 출연의 연계성 등을 의심받고 있는 SK그룹 관계자 역시 “이것 저것 말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롯데 그룹 관계자는 “질문에 성실히 답할것”이라며 “팩트 중심으로 구성된 질문에 답변하는것으로 청문회를 준비했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최태원 SK, 구본무 LG, 신동빈 롯데, 김승연 한화, 조양호 한진,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은 청문회 시작 약 30분전 국회에 도착, 2층에 마련된 별도 대기실에서 국회 관계자로부터 사전 설명을 듣고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전국에 TV로 생중계되는 이날 청문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재단 모금 등을 위해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는 8대 대기업 그룹 총수들이 모두 출석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들 증인들의 입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재단 모금을 강요했다거나 정권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는 식의 증언이 공개적으로 나올 것을 기대했다.

새누리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의 기부금에 강제성이 있었는지와 대가 여부 등 정경유착 문제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다만 정경 유착을 현 정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역대 정부와 여야를 가릴 것없는 뿌리깊은 해악으로 보고 근본적인 문제제기와 처방을 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야권 3당은 이 사안을 “제2의 일해재단 사건”으로 규정하고 전방위적 파상 공세를 통해 각종 의혹을 입증해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현 정권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삼성물산의 제일모직 합병 과정도 추궁할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권은 재벌 총수들까지 출석한 상황에서 세간의 의혹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새 의혹을 제기하지 못할 경우 국정조사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도 내심 우려하고 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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