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설위원칼럼
[직장신공] 불효자는 웁니다
뉴스종합| 2016-12-08 11:21
‘대학 졸업하고 2년 째 취업 준비 중인 스물아홉 청년입니다. 얼마 전에 아버지 지인 회사에 아버지가 부탁해서 이력서를 냈는데, 합격했다고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마침 그 때 원단 도매업을 하는 친척 형이 자기한테 와서 몇 년 일을 배우면 나중에 독립하도록 도와주겠다는 제의가 왔습니다. 그 형의 사업이 아주 잘 되는 터라 사업에도 미련이 있다 보니, 사업의 길과 취업의 길 둘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고민입니다.’

아버지가 소개해준 직장에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첫째, 그 회사에 먼저 합격했기 때문이다. 2년째 무직자인 아들을 지켜보던 아버지가 친구한테 간곡하게 부탁했을 것이고 이를 무겁게 받아들인 그 지인이 채용한 것일 텐데 친척 형이 사업 시켜준다는 한 마디에 딴 마음을 먹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둘째, 친척 형이 오라고 하는 시기와 이유가 애매하다. 정말 이분이 원단 사업에 적격이었다면 진즉에 불렀어야 하지 않을까? 적극 권장하기보다는 하도 취직이 안 되니까 보다 못해서 차라리 나한테 와서 장사라도 배워라 이런 뉘앙스가 느껴진다. 셋째 이분의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치 않다. 즉 이분이 친척 형을 부러워하는 것은 원단 사업이 아니라 ‘돈을 잘 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벌기 위해서는 그 친척 형이 상상초월로 죽어라 일하고 있을 텐데 시작부터 취직이냐 사업이냐를 망설이는 강단으로 과연 형처럼 해낼 수 있을까? 넷째 ‘몇 년 배우고 나면’의 몇 년이 과연 실제로 몇 년이 될는지 기약이 없다. 다섯째 독립하도록 적극 도와준다는 것이 과연 어디까지를 해준다는 건지가 불투명하다. ‘적극 지원’이라는 것은 말이 쉽지, 사업의 실패는 결국 본인에게 달린 것이다.

젊은이여!! 남에게 자식 취직 부탁하는 아버지의 심정을 아는가? 며칠을 고민하고 난 뒤에 어렵게 찾아가서 그야말로 공손하게 ‘내 아들 어떻게 일자리 좀 하나 만들어 주게’라고 했을 텐데, 어느 아버지인들 자식 자랑하고 싶지 않으랴! 그 반대로 엎드려야 하는 심정은 까맣게 타는 것이다. 모쪼록 신의를 지키고 일 잘 해서 당신의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하라!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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