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탄핵 사태까지 온 박대통령] 언론 폭로와 청문회에서 드러난 박 대통령의 일상
뉴스종합| 2016-12-09 10:29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다듬고 지인이 추천해준 옷을 골라 입는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점심은 혼자 조용히 먹는다. 짬을 내 피부관리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저녁에는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절친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해 잡다한 일상부터 세태 한탄, 그리고 국정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국정 논의만 빼고는, 여느 사모님과 다르지 않을 이 같은 일상이 ‘대통령 박근혜’의 삶이었다는 사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하나 둘 세간에 알려졌다. 



앞서 세계일보는 17년간 최순실 씨 일가 차량을 운전해온 인물로부터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 취임 전부터 대통령의 일상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폭로했다.

실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세간에 오르내린 미용실, 성형외과, 피부과 등은 모두 최 씨가 오래 전부터 드나들었던 곳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손질한 강남의 유명 미용실 역시 최 씨의 단골 미용실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2013년 대통령 머리손질과 화장을 전담하는 미용실 원장 등 2명을 총무비서관실 소속 계약직으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매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 특유의 머리모양을 매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 몸단장을 끝냈더라도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박 대통령은 관저에 홀로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청와대 조리장으로 근무한 인물은 여성동아와 인터뷰에서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혼자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식사도 본관 주방이 아닌 관저 주방에서 주로 준비했다는 게 이 조리장의 전언이다. 심지어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박 대통령은 여느 때와 같이 홀로 관저에서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은) 혼자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 분”이라며 “TV를 보며 혼자 식사하시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TV사랑’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MBN ‘아주 궁금한 이야기’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밤 8시 이후에는 TV만 본다고 밝혔다. 김갑수 문화평론가도 2년 전쯤 박 대통령을 독대한 인물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사람들을 줄줄 외우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당선 이후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주인공 배역이름인 ‘길라임’이란 가명으로 차움의원 VIP서비스를 이용했다는 JTBC의 보도는 드라마팬을 입증하는 동시에 피부미용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차움의원 역시 최 씨의 단골 피부과다. 해당 의원 의사 김상만 씨는 2013년 8월부터 자문의 자격으로 청와대를 드나들었다. 박 대통령은 피로 해소,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는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을 처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라는 이름을 지워놓고 보면 어느 부잣집 사모님의 여유로운 생활과 다를 게 전혀 없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상을 ‘여성의 사생활’로 치부하기에 대통령의 자리는 바늘 하나 허투로 꽂을 여유가 없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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