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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보수적이었던 이탈리아 식문화 시장 변화
리얼푸드| 2016-12-11 09:00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보수적이었던 이탈리아 식문화 시장 변화....에스닉 푸드 성장

보수적이었던 이탈리아 식문화 시장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대 변화를 맞고 있다. 에스닉 푸드(Ethnic Food, 이국적인 제 3세계의 전통 재료와 조리 방법이 활용된 고유한 음식) 시장의 성장으로 한국 식품의 수출길도 활짝 열렸다.

 

코트라(KOTRA) 밀라노 무역관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에스닉푸드 시장이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내 대형 소매점에서의 에스닉푸드 소비는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2007년 이후 약 2배 가량 매출이 늘었다.


실제로 이탈리아인들의 에스닉푸드 소비가 활발하다. 리서치·컨설팅 업체 REF에 따르면 현재 약 50%의 이탈리아인은 최소 1번 이상 에스닉푸드 섭취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의 이탈리아인은 한 달에 한 번 에스닉푸드 레스토랑을 방문하고 있으며, 16%의 이탈리아인은 일상적으로 에스닉푸드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이탈리아는 주변 유럽국가에 비해 보수적인 식품 시장이다. 독일과 영국에선 90%의 인구가 ‘에스닉푸드를 자주 즐긴다’, ‘에스닉푸드를 가끔 즐긴다’라고 답한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 하지만 코트라 관계자는 "보수적인 이탈리아 식품시장에서 에스닉푸드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며 이탈리아의 식품시장이 더 다양해지고 소비자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에스닉푸드 시장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 세대는 새로운 것에 대한 소비 욕구와 새로운 식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다. 에스닉푸드가 젊은 세대에게 자신만의 개성과 존재, 가치를 표현하는 새로운 모델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의 에스닉푸드 시장은 에스닉 레스토랑과 대형 유통망 및 소매점으로 나뉘고 있다.


에시닉푸드 붐에 힘 입어 2011년 이후 3년간 신규 레스토랑 중 1/3은 에스닉 레스토랑이 차지했다. 현재 이탈리아에선 약 19만 개 에스닉 레스토랑 영업 중이다. 중국식이 40%, 일본식이 16%로 아시안 레스토랑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 멕시코식, 터키식, 튀니지식, 태국식, 인도식, 페루식, 브라질식, 아르헨티나식 등이 있다.


대형 유통망에서도 에스닉푸드 판매가 늘고 있다. 2007년부터 8년간 2배가 성장했으며, 지난해엔 1억6000만 유로(약 19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18.5%의 성장률이다. 아시아 식품의 판매는 전년 대비 46% 성장한 3700만 유로를 기록했다. 특히 컵누들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이 2배나 뛰었다.


외국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외국 상점도 늘고 있다. 밀라노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외국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외국인 상점의 경우 밀라노 내에만 600개 이상이다. 지난해 평균 매출 성장률은 10%였다. 중국인 상점이 17%, 이집트인 상점 10% 차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인의 외국식품 구매도 역시 증가 추세이나, 현지인들의 외국 식품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62%의 이탈리아인들은 일부 외국인 상점에 대해 ‘조금 신뢰’하거나 ‘전혀 신뢰하지 않음’으로 나타나 현지 소비자 확보를 위해 전반적인 제품의 품질 및 매장 관리 필요한 상황이다.


에스닉 푸드 시장의 성장으로 한국 식품의 수출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밀라노 엑스포에서 한국관은 전통 발효법을 주제로 전시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미래 먹거리'라는 찬사를 받았다. 당시 한국관의 한식 레스토랑에는 19만 여 명이 방문해 342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1000명이 방문한 한식 레스토랑은 비빔밥, 불고기, 잡채, 닭강정 등을 선보였다. 김치찌개는 엑스포가 선정한 놓치지 말아야 할 3대 음식으로 이름을 올렸다.


현지 한식 레스토랑 역시 로마,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등 대도시에서 매년 매장 수가 증가 추세다. 한국인 고객 이외에 아시아인, 이탈리아인 고객 수 증가와 함께 한 번 방문했던 소비자의 재방문율이 높은 편이다.


현지 유통업계 바이어에 따르면 한국 식품은 이탈리아 에스닉푸드 판매 증가에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현지 이탈리아인 소비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엔 한국의 인스턴트면, 알로에음료, 김치, 김, 장류 등 다양한 식품을 찾는 구매자가 증가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 업체의 이탈리아 식품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식품 트렌드를 확인하고 현지 바이어 접촉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탈리아는 음식, 식품 수입의 경우 철저하고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이를 만족시켜야 하는 만큼 식품 관련 법규와 수입 행정절차에 대한 사전 조사는 필수적이다. 한국 식품의 인지도 향상, 이미지 제고를 위해 현지 바이어와 함께 마케팅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hee@heraldcorp.com
[도움말=코트라 밀라노무역관 유지윤 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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