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이날 재판관 회의를 열어 탄핵심판 사건 준비절차를 이끌 세 명의 수명재판관으로 이정미(54·사법연수원 16기), 이진성(60·10기), 강일원(57·14기)재판관을 지정했다.
강일원 재판관은 이 사건 재판의 주심을 맡고 있으며, 이진성 재판관은 1지정재판부, 이정미 재판관은 2지정재판부 소속이다. 헌재는 재판관 9명 전원이 심리하기에 앞서 법률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을 미리 걸러내는 3개의 지정재판부를 두고 있다. 당초 강 재판관과 같은 1지정재판부 소속인 박한철(63·13기)헌재소장과 이진성 재판관이 수명재판관을 맡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박 소장은 수명재판관에서 제외됐다. 배보윤(54·20기) 헌재 공보관은 “박 소장이 이번 탄핵심판 사건 전체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업무 효율성을 고려해 다른 재판관을 (수명재판관으로) 지정했다”고 했다.
헌재는 소추위원인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과 피소추인인 박 대통령에게 준비기일 지정과 관련해 의견을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헌재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판 당사자들의 의견을 추린 뒤 다음 주내로 제1차 변론준비기일을 확정할 방침이다.
헌재 안팎에서는 첫 변론준비기일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준비절차란 본격적인 변론에 앞서 재판의 주요 쟁점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가령 탄핵소추 의결서에 제시된 박 대통령 탄핵 사유 중 중복사항이 있을 경우 이를 하나로 모아 심리할 것인지 여부 등을 정한다. 제출된 증거를 검토하고 관련 증인을 법정에 불러 신문하는 증거조사 절차는 변론기일에 이뤄진다. 지난 2004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당시에는 비교적 쟁점이 단순해 준비절차 없이 변론기일을 진행했지만, 헌재는 이번 사건의 쟁점이 많아 정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준비절차 기간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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