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친박 ‘통합’ · 비박 ‘혁신’ 격돌…“누가되든 분당” 간다
뉴스종합| 2016-12-15 11:19
친박 정우택 후보 “당화합 보수재집권”
비박 나경원 후보 “이대로가면 다죽는다”
중립성향 의원은 당이냐 민심이냐 고심
일부의원 “선출결과보고 탈당여부 결심”


대선전략과 통합론에서는 친박(親박근혜)이 앞섰고, 대중성과 혁신론에서는 비박(非박근혜)이 점수를 땄다.

16일 예정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의 판도다. 승패를 결정지을 중립성향 의원들의 마음은 덩달아 복잡해졌다. 혹시모를 미래를 생각하면 친박과 함께 당을 지키는 게 득이 될 터다.

그러나 ‘보수의 환골탈태’를 요구하는 민심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런 가운데, 양 계파가 모두 경선 패배 시 특단의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분당 불가피론’도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박계는 정우택(4선, 원내대표 후보)ㆍ이현재(재선, 정책위의장 후보) 의원을 통해 ‘보수 재집권론’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의원은 청주 상당, 이 의원은 경기 하남이 지역구다.

정치권은 친박계가 충청 연고의 정우택 의원을 내세워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충청 대망론’ 불붙이기에 나선 것으로 내다봤다.

‘최순실 게이트’로 전면 등장이 어려워진 대구ㆍ경북(TK) 지역 의원 대신, 김태흠ㆍ이장우 등 ‘신흥 친박핵심’이 포진한 충청권을 기반으로 ‘콘크리트 지지층’ 복원을 노리려 한다는 분석이다. 지역적 외연 확장을 통한 중립지대 표심의 공략이다.

실제 정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반 총장은 여전히 유력한 대선후보”라며 “어느 당을 택해야 본인이 유리할지 좌고우면하지 말고, 신과 역사관에 따라 선택을 빨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친박계는 아울러 정 의원과 이 의원을 통해 ‘계파색 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 의원이 지난 10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질과 ‘최순실 특별검사’ 수용 입장을 피력한 것을 고려하면 혁신 면모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이 의원 역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 바 있다.

반면 비박계 ‘대표선수’인 나경원(4선, 원내대표 후보)ㆍ김세연(3선, 정책위의장 후보) 의원은 오로지 ‘보수혁신’을 강조하며 선명성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국민으로부터 ‘최순실 게이트의 부역자’로 손가락질 받는 현재의 새누리당, 친박계로는 보수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당의 화합은 물론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비상식적이고 사당화된 지금의 모습으로 화합을 외친다면 우리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죽을 것”이라고 했다. 친박의 ‘이중적 화합론’에 대한 반박이다.

특히 나 의원이 수도권에서 높은 인지도와 혁신성을, 김 의원이 부산ㆍ경남(PK) 지역에서 포용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고려하면 중립성향 의원들의 표가 둘에게 쏠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양 계파가 경선 패배 시 특단의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어느 쪽이 승리하든 16일 분당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박계 탈당 행렬의 시발점으로 여겨지는 유승민 의원은 “원내대표 선출 결과를 보고 탈당 여부 결심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계파 성향이 약한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는 “정 전 원내대표가 양 계파의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비대위원장 선출까지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나온다.

이슬기 기자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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