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벤처
뮤즈기타 “장인 손길과 현대적인 디자인 조화가 경쟁력”
뉴스종합| 2016-12-19 00:14
김진혁 대표 “고급 어쿠스틱 기타 매월 800대 팔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전 세계 기타의 절반을 생산했던 한국. 전 세계적으로 악기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듦에 따라 영광은 옛 얘기가 됐다. 어려운 상황에도 악기 강국의 영광을 다시 되찾으려고 뛰는 업체가 있다. 뮤즈기타는 맞춤형 제작 및 고급화 전략으로 국내 악기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김진혁 뮤즈기타 대표가 서울 독산동 본사에서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인디 신에서 활동하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연주자들을 후원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최근 서울 독산동 뮤즈기타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김진혁(35) 대표는 “악기 강국인 미국, 일본에선 맞춤형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며 “기타를 제작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커스텀 시장과 고급화 시장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제품의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부친인 김동진 회장이 지난 2003년에 설립한 뮤즈기타는 세계적인 기타 브랜드인 깁슨과 에피폰 등의 국내 수입과 유통을 맡아오다 지난 2008년부터 기타 제조에 뛰어들었다. 당시 미국 유학 중이던 김 대표는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 고민 끝에 가업을 이었다.

김 대표는 “가업을 잇는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명품 기타를 만들고 싶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며 “오랜 세월동안 기타를 만들어 온 장인들이 뮤즈기타와 함께 하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뮤즈기타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다. 공장 책임자인 오한근(67) 이사는 영창뮤직 등 굴지의 악기업체에서 반세기 가까이 기타를 만들어 온 장인이다. 그는 지난해 SBS ‘생활의 달인’에 뮤지션들이 첫 손으로 꼽는 기타 제작장인으로 출연해 유명세를 얻었다. 집시기타의 명인으로 꼽히는 기타리스트 박주원을 비롯해 많은 연주자들이 뮤즈기타의 제품을 애용하고 있다.

오 이사는 “고급 기타 제작에는 숙련공의 수작업이 필수이기 때문에, 하루에 8시간 일하면 이틀에 한 대꼴로 만들 수 있다”며 “잘 만든 기타와 그렇지 않은 기타는 울림부터 차이가 난다”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국내 대표 악기업체인 영창뮤직이 20년만에 고급 어쿠스틱 기타 시장에 재진출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피닉스’를 선보였다. 뮤즈기타는 품질을 인정받아 ‘피닉스’를 OEM(주문자상표제작)으로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피닉스는 매월 700~800대가 꾸준히 판매될 정도로 고급 어쿠스틱 기타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현대적인 디자인과 장인들의 손길이 결합된 결과가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뮤즈기타의 또 다른 경쟁력은 개인 주문 제작. 뮤즈기타는 현재 커스텀숍(muzguitar.com/customshop)을 운영 중이다. 커스텀숍에선 고객이 직접 목재, 보디 모양 등을 직접 선택해 자기만의 기타를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개인 주문제작의 경우 두달 가까이에 걸쳐 완벽한 품질의 기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긴 제작기간에 불만을 품던 고객들도 막상 제품을 받으면 대단히 만족감을 표한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뮤즈기타를 국내 톱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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