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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극복하기 ②] 무조건 잠자리는 깜깜하게…
라이프| 2016-12-23 10:00
-인위적인 빛은 잠들기 전 제한해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야간에 노출된 밝은 빛에 의해 생체리듬이 뒤로 밀리는 것이 우울증 및 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 조철현 교수팀은 5일 동안 취침전 4시간동안 강한 빛에 노출됐을 때 생체리듬의 패턴이 뒤로 밀리며 균형이 깨지는 것을 규명하고 이것이 우울증과 조울증 등의 기분장애의 취약성과 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사진=123RF]

이번 연구는 젊은 성인 남성 25명에서 잠들기 전 4시간 동안 일상적인 빛인 150룩스와 인위적인 밝은 빛인 1000룩스의 빛에 노출됐을 때 일어나는 생체리듬의 변화 유무와 정도를 분자 생체시계, 수면다원검사, 활동기록기 검사 등을 이용해 평가하고, 이를 기분장애설문 점수와 관련성을 살폈다.

수면 전 4시간동안 밝은 빛에 노출됐을 때 코티졸의 생체리듬과 시간조절유전자(PER1/ ARNTL)의 발현이 정상보다 4시간가량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인 신체의 생체리듬이 뒤로 밀리면서 환경과의 불일치가 발생해 시차를 겪는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헌정 교수는 “시간조절유전자의 발현 지연은 오전시간의 무기력, 피로감증가, 불면증과 수면의 질 하락 등 삶의 질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야간에 인위적인 밝은 빛을 보는 것은 생체리듬을 교란시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유전자 뿐 아니라 코티졸 호르몬의 분비 리듬도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티졸은 정상적인 경우에는 아침 8시에 가장 높고 자정에서 새벽 2시까지는 가장 낮게 분비되는 주기성을 갖는다.

이번 연구에서처럼 수면 전 4시간 동안 밝은 빛에 노출됐을 때 최고 수치로 분비되는 시간이 4시간 밀리고 분비량도 낮아져 수면 후 정상적인 신체기능과 정신기능을 회복하는데 더 시간이 걸리게 된다.

주목할 사실은 모든 피험자에서 강한 빛에 노출시킬 때 시간조절유전자 발현이 지연됐지만, 코티졸은 기분장애척도 점수가 높은 경우에만 지연됐다는 점이다. 이는 강한 빛에 의해 실제 생리적 기능(코티졸)의 지연까지 발생하는 것이 우울증과 조울증의 취약성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교수는 “수십 억년 동안 지구는 자전해왔고, 이로 인한 낮밤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은 생체리듬을 갖게 됐고, 이 리듬을 조절하는 핵심이 바로 빛”이라며 “스마트폰을 비롯한 많은 디스플레이기기들이 발달해 빛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것이 현실이지만, 건강한 생체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취침 전 조명기구와 스마트폰 등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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