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2일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강화를 위해 충북 청주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이번 투자는 IoT시대의 성장동력이 될 ‘3D 낸드플래시’의 수요 증가를 대비한 통 큰 결정이다. 이같은 투자 계획이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탄핵정국으로 어수선한 시기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그룹의 결단이다.
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오는 2024년까지 4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그룹 내 투자 의지는 강하다”며 “정국이 불안할 때 일수록 기업이 투자를 해야 경제 활성화는 물론 경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철학이 투자의 배경에 깔려있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SK가 이번 하이닉스 투자를 기점으로 제2의 대규모 투자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그룹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인수ㆍ합병(M&A)과 관련해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시장과 소통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석유화학산업 특성상 최소 수천억원, 최대 수조원이 들어가는 투자액을 감안한다면 M&A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의 최근 행보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잇따라 공개하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몸만들기에 한창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충남 서산시 배터리공장 단지 내에 전기차 12만대분(3GWh)의 배터리 생산설비를 수용할 수 있는 제2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투자에 필요한 자금력이 든든한 점도 SK이노베이션이 M&A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를 수 있는 배경이다.
금융권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실적을 매출 40조원, 영업익 3조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 의지만 있다면 어디든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두둑한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M&A가 인수 대상 파트너사와의 조율이 가장 큰 변수인 만큼 그 시기를 예단할 수는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국내외 M&A, 지분투자, 합작투자 등 상당수의 투자안이 심도있게 검토되고 있다”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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