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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렸던 ‘분데스리가의 제왕’ 뮌헨, 독주는 계속될까?
엔터테인먼트| 2016-12-26 09:00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의 모든 팀이 전반기 16경기를 모두 마치고, 휴식기에 돌입했다. 최근 몇 년간 바이에른 뮌헨의 독주가 이어졌지만 이번 시즌에는 분데스리가에도 지각변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16라운드를 마친 현재 뮌헨이 승점 39점으로 1위, 라이프치히가 승점 36점으로 간발의 차 2위에 올라 있다. 또한 헤르타 베를린(승점30)과 프랑크푸르트(승점29), 무패의 호펜하임(승점28)이 크지 않은 차이로 뒤쫓고 있다. 특히 뮌헨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라이프치히를 꺾으면서 간신히 선두를 탈환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전반기를 보냈다.



지난 4시즌 동안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던 뮌헨에게 현재의 상황은 낯설다. 특히 2012-2013시즌에는 2위 도르트문트에 무려 승점 25점차 우승을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유난히 돌풍을 일으키는 팀이 많고,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의 적응기간도 필요한 뮌헨이 후반기 다시 독주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까? 어쨋든 춘추전국시대가 된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가 재미있어 졌다.

뮌헨은 2016-2017시즌을 앞두고 감독을 교체했다. 분데스리가 3시즌 연속 우승을 이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시티로 떠나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사진>을 선임했다. 안첼로티는 3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한 명장이지만 그 역시 새 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그의 색깔을 내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AT마드리드에 0-1의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고, 리그에서는 6, 7라운드 쾰른,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쳤다.

이에 안첼로티 감독의 전술이 비판 받기 시작했다. 레알마드리드 감독 시절에도 주로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던 안첼로티는 뮌헨에서도 같은 포메이션을 주로 가동했다. 하지만 보다 유기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이 전술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에 익숙했던 뮌헨 선수들은 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여전히 점유율은 높았지만 실속이 없었고, 상대를 압도하는 데 실패했다. 또한 전술의 중심인 수비형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의 노쇠화도 팀의 부진에 일조했다.

독일 대표팀과 뮌헨의 전설적인 골키퍼 올리버 칸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첼로티의 축구는 과르디올라 감독 때보다 창의성이 떨어진다”며 비판했고, 주전 수비수 제롬 보아탱은 ”올 시즌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스타일로 경기하고 있다. 그 결과, 수비로의 전환이 늦어져 상대팀이 여유를 갖고 공격할 수 있게 되었으며, 드리블하는 시간이 길어져 볼 소유권을 자주 빼앗기고, 경기운영이 느려졌다”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안첼로티는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4-2-3-1 포메이션을 통해 알론소를 도울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 더 배치했다. 또한 측면에서 부진했던 토마스 뮐러를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시켰다. 이 변화를 통해 전반기 마지막 5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술적인 불안함은 존재하며, 현 전술이 통하지 않을 때의 플랜B가 존재하는지 역시 미지수다. 또한 안첼로티 감독이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 기록은 가지고 있지만 리그 우승은 3번에 불과하다는 점 역시 불안요소 중 하나이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뮌헨의 독주를 가장 매섭게 위협하는 팀은 도르트문트도 레버쿠젠도 아닌 라이프치히다. 현재 바이에른뮌헨을 승점 3점차로 추격하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라이프치히의 분데스리가 승격 후 첫 번째 시즌이라는 사실이다. 글로벌기업 레드불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알짜배기 선수들을 불러 모았으며, 랄프 하젠휘틀 감독의 지도력 역시 빛을 발하고 있다.

14라운드 잉골슈타트에 시즌 첫 패배를 당하기 전까지 굳건히 선두를 지켰을 정도로 그 기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전술을 연상케 하는 탄탄한 수비와 빠르고 직선적인 공격이 제대로 통하고 있다. 헤르타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호펜하임 역시 기존의 강팀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위치해 있지만 라이프치히에 버금갈 정도는 아니다. 전반기 막판 하향세를 탔으며, 뮌헨을 좇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만큼 라이프치히는 전반기에 단순히 성적뿐만 아니라 경기력 측면에서도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저력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뮌헨과의 경기에서 라이프치히 선수들은 경험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많은 우승경험이 있는 바이에른뮌헨 선수들은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반면 전반기 내내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하던 라이프치히 선수들은 당황한 듯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결국 0-3 대패를 당했다. 하지만 우승 경험이 전혀 없던 레스터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듯이 경험부족을 이유로 무조건 우승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도르트문트도 우승 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선두 뮌헨에 12점 뒤진 6위(승점 27점)에 머물러 있지만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뮌헨만큼은 아니지만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좋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 많은 주축선수들이 떠났지만 마리오 괴체와 안드레 쉬얼레 등 독일국가대표 선수들이 영입되어 그 빈자리를 메웠다. 또한 최전방의 피에르 오바메양은 16골을 터트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이번 시즌 원정에서 2승 3무 3패를 기록하고 있다. 원정에서의 부진을 끊는다면 충분히 반격에 나설 수 있다. 또한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이 완전히 적응을 마친다면 더욱 강력해질 가능성이 크다. 도르트문트가 전반기 바이에른뮌헨에게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팀이라는 점은 도르트문트의 우승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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