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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장외 셀프 변론’에 “언급할 사항 없다” 말 아낀 특검
뉴스종합| 2017-01-02 17:33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한데 대해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간담회에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는 특검이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현 단계에서는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 특검보는 대통령 대면조사 등의 구체적인 일정 등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이 전날 혐의를 부인했던 부분 중 하나인 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특혜 지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걸로 안다”고 했다. 이 특검보는 이날 ‘세월호 7시간’ ‘비선의료 수사’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는 점을 들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전날인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그간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여, 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특혜 지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전혀 몰랐거나 순수한 의도였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또 “특검의 연락이 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도 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겨냥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은 우선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합병찬성 의결을 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국민연금이 삼성 측 손을 들어주는 대가로 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를 지원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삼성 합병 2개월 뒤인 지난해 9~10월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는 삼성과 220억원 대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이후 미르,K스포츠 재단에 204억원을 후원했다. 삼성은 또 정유라(20) 씨의 말 구입비를 포함해 8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전 보건복지부 장관인 문형표 씨에게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지시를 했고 이를 청와대와 논의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로부터 “박 대통령과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독대 이후 최 씨에 대해 지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과정에 대가성이 확인될 경우 박 대통령과 최 씨, 삼성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특검은 또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 9473명의 이름이 적힌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특검은 최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김상률·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용호성 주영국 한국 문화원장,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낙중 LA한국문화원장을 줄소환해 이같은 의혹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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