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간담회에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는 특검이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현 단계에서는 특별히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 특검보는 대통령 대면조사 등의 구체적인 일정 등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이 전날 혐의를 부인했던 부분 중 하나인 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특혜 지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걸로 안다”고 했다. 이 특검보는 이날 ‘세월호 7시간’ ‘비선의료 수사’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는 점을 들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전날인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그간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여, 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특혜 지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전혀 몰랐거나 순수한 의도였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또 “특검의 연락이 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도 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겨냥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은 우선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합병찬성 의결을 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국민연금이 삼성 측 손을 들어주는 대가로 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를 지원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삼성 합병 2개월 뒤인 지난해 9~10월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는 삼성과 220억원 대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이후 미르,K스포츠 재단에 204억원을 후원했다. 삼성은 또 정유라(20) 씨의 말 구입비를 포함해 8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전 보건복지부 장관인 문형표 씨에게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지시를 했고 이를 청와대와 논의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로부터 “박 대통령과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독대 이후 최 씨에 대해 지원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과정에 대가성이 확인될 경우 박 대통령과 최 씨, 삼성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특검은 또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 9473명의 이름이 적힌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특검은 최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김상률·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용호성 주영국 한국 문화원장,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김낙중 LA한국문화원장을 줄소환해 이같은 의혹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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