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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상승세는 꺾였다지만…②]“계란, 닭고기는 불안해”…대체 음식 찾는 주부들
뉴스종합| 2017-01-03 10:01
-계란대신 콩ㆍ두부로 이유식 만드는 엄마들

-“가열하면 문제없다” 당국 발표믿고 먹는 가족도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조류독감(AI) 달걀의 불법유통 의혹이 커지면서 AI에 노출된 닭고기와 계란을 가족이 먹게 될수 있다는 공포감에 휩싸인 주부들이 이를 대체할 식품을 찾고 있다.

발생 50일이 채 안돼 가금류 살처분 수가 3000만마리를 육박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AI에 감염된 닭과 오리, 계란 등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엄격히 차단하고 있지만 열처리 기업이 AI에 노출된 달걀을 유통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당국이 방역과 유통 과정에 대해 시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달걀판매 코너의 모습. 조류독감으로 인해 산란계가 대량 살처분되며 달걀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분당에 사는 주부 한민숙(55) 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닭가슴살과 달걀을 삶는 것이 일과였다. 운동과 함께 식단 조절에 나선 두 대학생 아들 때문이다. 그러나 AI 파동이 하루가 무섭게 커지면서 한씨는 닭가슴과 달걀 삶기를 중단했다.

한씨는 “닭고기는 익혀 먹으면 문제없다는 보도를 봤지만 아무래도 불안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어떻게 달걀 유통 과정을 일일히 확인하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신 한씨는 ”아이들을 위해 소고기를 삶아준다“며 대체 음식을 찾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들의 걱정은 더욱 심각하다.

경기도 광명시에 10개월 된 아들을 키우는 직장인 김소연(31) 씨는 요즘 이유식 재료에 달걀을 넣지 않는다. 김씨는 “보통 돌 앞두고 단백질 섭취를 고려해서 계란 노른자를 우선 먹이는데 워낙 말도 많고 해서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다”며 “달걀 대신 검은콩, 병아리콩과 같은 콩이나 두부를 넣어 이유식을 만든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이 권장하는 요리 수칙을 지키며 AI 음식 걱정을 줄이는 가정도 있다.

대구에서 8개월짜리 딸을 키우는 간호사 이수진(34) 씨는 “70도 이상 가열해서 요리하면 안전하다고 해서 예전과 다름없이 닭고기를 섭취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만 “계란은 사기 겁날 정도로 비싸져서 아이 이유식에만 특별히 넣고 다른 가족들은 먹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에 신고되는 AI 의심 신고는 하루 10건에서 1~2건으로 줄어들며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매출 피해를 호소하는 육계업체들은 적지 않다.

용산구 후암시장의 한 농수산물 매장에서 생닭을 판매하고 있는 송모(57) 씨는 최근 들어 “닭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건강한 단골 손님들마저 AI 뉴스를 보고 아예 닭을 구입하러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닭고기 관련 업계가 울상을 짓는 동안 반사이익을 보는 외식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수산물점을 운영하는 김모(35) 씨는 “킹크랩이 고가인데다 불경기라 (판매부진을) 걱정했는데, 오히려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20~30% 가량 증가했다”며 “상인들 사이에서는 오리나 닭 등의 가금류 소비를 피하면서 수산물 소비량이 늘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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