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굿바이 오바마] “美정치는 더 나은 나라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화답할 것”
뉴스종합| 2017-01-11 11:14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년간 임기를 마치고 무대 뒤로 퇴장한다. 그는 2008년 대통령 당선 이후 첫 연설을 한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서 마지막 연설을 끝으로, 평범한 미국 시민으로 돌아간다.

오바마는 10일(현지시간) 오후 8시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가질 고별 연설에서 국민에게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미래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말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


고별 연설에 앞서 페이스북에 연설문 일부를 올린 그는 “우리는 우리의 시간에, 우리의 손으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재확인했다”며 미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을 더 나은 나라, 더 강한 나라로 만들었고, 우리는 진보를 향한 기나긴 계주를 뛰면서 우리의 일이 항상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열심히 일하고, 이웃에 관대한 마음을 갖고, 조국을 사랑하는 시민이 우리의 조국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그것이 시민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치제도는 함께 더 나은 나라를 만들려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9년 우리는 직면한 도전을 더 강하게 헤쳐나갔다. 이는 우리가 이 나라를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신념과 믿음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러분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분 단위로 올라오는 워싱턴의 뉴스 폭풍 속에서 시각을 잃기 쉽지만, 미국의 역사는 분마다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세대에 걸쳐 이뤄진다”며 “부모와 교사, 참전용사, 시민의 요청에 부응하는 이웃들이 미국의 이야기를 함께 써왔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한 후 두 차례 모두 시카고에서 승리 연설을 했다.

그는 “미셸과 내게 시카고는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며, 미국인의 힘과 근본적인 선량함을 보여준 도시”라며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전세계 언론들도 이날 오바마의 업적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내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마틴 울프 수석 칼럼리스트는 10일 “오바마 대통령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임기를 시작했고, 공화당 의원들의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며 “오바마는 튼튼한 경제적 기반을 다져놨다”고 호평했다. 영 BBC는 “오바마는 2008년 대선에 승리하는 순간 이미 인종적인 유산을 남겼다”며 “흑인이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역사에 도전하고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오바마 레거시’라는 칼럼을 통해 “오바마는 역사적인 대통령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중요한 대통령은 아니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오바마의 퇴장과 함께 오바마 아젠다를 부인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한 ‘남자(man)’에 의해 승계된다”고 덧붙였다. 그 남자는 차기 정권을 이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지칭한 표현으로, 다가올 트럼프 시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WSJ은 “오바마는 진보적인 로널드 레이건처럼 되고 싶었고, 역설적으로 그는 퇴임이 다가올 때쯤 이에 성공했다”며 “레이건은 더 차분하고 낙관적인 나라를 남겨두고 떠났지만, 오바마는 더 분열되고 원한이 넘치는 나라를 떠난다”고 꼬집었다.

영 가디언은 ‘전기 톱을 들고 오바마 레거시를 위협하는 존재’로 트럼프를 빗대면서, “트럼프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오바마 유산이 충분히 강한 지 우려된다”고 평했다. 

가디언의 코넬 웨스트는 ‘오바마의 슬픈 유산’이라는 칼럼에서 “오바마 시대가 트럼프의 악몽을 부른 건 아니지만 일부 기여한 면이 있다”며 “오바마와 그 측근들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의 시대는 신자유주의 정신을 깨뜨릴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폭력적인 포스트모던 시대를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onjod@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