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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비상 ②] “기업이 나설 문제 아닌데…” 사드 딜레마 빠진 롯데그룹
뉴스종합| 2017-01-16 10:00
-中정부의 금한령 직접 표적된 롯데그룹
-성주골프장 국방부 교환 약속했지만…
-이도저도 못하고, 이사회도 거듭 연기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백척간두(百尺竿頭ㆍ높은 장대위에 올라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위태로운 상황)’

최근 불거진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둘러싼 롯데그룹의 처지다. 이도저도 못하고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성주 롯데 스카이힐 CC 코스 사진. [사진=롯데 스카이힐CC 홈페이지 갈무리]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된 롯데그룹 성주골프장(성주 롯데 스카이힐CC)과 남양주 군용지를 교환하기로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국방부와 합의했지만, 부지교환을 매듭지을 이사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사드 보복이 가시화되면서 “대(對)중국 사업이 많은 롯데그룹이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성주골프장과 남양주 군용지를 바꾸는 교환 거래에 합의하고, 감정평가 작업을 마쳤지만, 여기에 대한 이사회는 아직 열지 못했다. 이사회는 지난 3일 개최될 예정이었기에 벌써 2주째 연기가 된 셈이다.

롯데그룹은 중국 정부 금한령(禁韓令)의 직접적인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중국정부로부터 모든 사업장이 세무조사ㆍ소방 및 위생점검ㆍ안전점검을 받는가하면, 중국정부가 한국으로 향하는 단체관광객을 20~30% 줄이라는 ‘제안’을 일선 지방자치단체에 보내면서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롯데면세점도 공격의 대상이 됐다.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현재 롯데그룹은 톈진ㆍ선양ㆍ웨이하이ㆍ청두 등 각 지역(성ㆍ省) 중심도시에 롯데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자산개발이 중심이 돼서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청두에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건설하는 등 대중국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 경제보복이 더욱 부담스런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롯데가 성주 롯데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데 대한 중국의 ‘보복’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 후보지로 거론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중국정부에게 사드배치를 놓고 적극 협조하는 모습으로 보여질까 전전긍긍해 왔다.

이에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문제를 놓고서 이사들이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을 놓고 상황이 더욱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분위기는 한 기업이 감당할 수 있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치 전반의 문제가 비즈니스 영역으로 옮겨 오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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