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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낭만닥터’ 정의로운 의사 한 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2017-01-17 19:16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미셸 푸코는 근대 이후 권력이 작동하는 공간으로 감옥, 병원, 학교, 군대 등을 들었다. 최순실 게이트도 유독 대학과 병원(의료진)들이 시끄럽다.

오늘(17일) 번외편을 끝으로 종영하는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보면서 느낀 점 하나가 정의로운 의사 한 명이 세상을 바꿀 수 있겠다는 점이다. 권력이 첨예하게 작동하는 장소인 병원에 있는 의사 한 명의 의식 개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드라마에서는 현실에서 많이 존재하기 어려울 것 같은 김사부(한석규) 같은 의사를 ‘낭만닥터’라 했다. 더 솔직한 표현은 ‘개멋부리는 의사’다. 왜 사람을 살리려는 일을 하겠다는 게 개멋부리는 일이 됐을까?

의사의 신념과 사명을 의대 시절 강의실에서 배우지만, 그것이 점점 먼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돈이 안되는 과(科)의 규모는 축소된다. 병원도 기업과 같다. 유명한 의사, 교수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

이 드라마는 ‘의사 선생님‘보다 ‘의사 사장님’이 더 많아지는 현실과 구조속에서도, 그래도 ‘의사 사장’이 아니라 ‘의사 선생’이 되고 싶은 애들이 많다는 점을 김사부를 통해, 또 김사부가 리더이자 멘토인 ‘돌담어벤저스‘를 통해 보여주었다.

김사부는 환자가 들어보면 ‘빽’과 상관없이 급한 사람부터 진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이는 의학 드라마 ‘골든타임‘이 관료화된 병원 시스템이 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됨을 역설한 것과 상통한다.

그래서 김사부는 거대병원 도윤완 원장(최진호)과의 싸움을 “개인적인 앙금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본명히 말했다. 대리 수술을 진행했던 도 원장에 대해 “최소한 해서는 안될 짓”이라고 했다.

만약 병원에서 사람 살리는 기준이 아닌, 돈과 ‘빽’이 작동한다면, 다시 말해 도윤환 원장 같은 의사가 많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겠는가? 사람들이 좋은 의료 혜택을 받기 위해 그런 기준을 충족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준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될 뿐이다.

김사부 같은 낭만닥터가 현실에서 별로 없겠지만, 그런 닥터가 병원에서 딱 버티고 있다면 모든 환자에게 의료서비스가 골고루 돌아갈 것이다. 평범한 말이지만 그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작가는 김사부가 있는 돌담병원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면서 이 드라마를 썼을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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