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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D-1]옐런 VS 트럼프 힘겨루기…달러 럭비공
뉴스종합| 2017-01-19 13:01
-옐런 점진적 금리 인상 시사
-트럼프 발언 하루만에 달러 반등
-미 경기 회복, 금리 인상 전망 따른 저가 매수
-트럼프 회의론…추가 상승 제한 지적도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미국 달러가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옐런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외환시장에선 달러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전일 트럼프 당선인의 구두 개입으로 휘청였던 달러 가치는 하루만에 반등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날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일 대비 약 0.66% 상승한 100.97을 기록했다. 전날 이 지수는 100.3까지 떨어지면서 10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었다. 달러지수가 이처럼 하락한 건 지난달 8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처음이다. 

옐런 의장과 트럼프 당선인 간 힘겨루기 속에 달러 향방은 안갯속이다.

▶트럼프 발언 불구 달러 저가매수 풍부=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 달러가 너무 강하다” 며 “달러 강세로 우리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과 경쟁이 안 되고 이는 우리를 죽일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여전히 달러 강세 전망이 앞선 상황이라고 18일 CBS 마켓워치는 전했다.

다이와증권의 이시즈키 유키오 외환 전략가는 “달러 매입을 촉진할만한 이렇다할 재료가 없는데도 대기하고 있는 저가 매수 세력이 많다”고 말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분석가들도 보고서에 “우리의 달러 강세 전망은 주요국 통화정책의 괴리를 비롯한 거시경제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썼다. 유럽중앙은행과 일본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를 통한 ‘돈 풀기’를 지속하는 반면 미 연준은 금리 정상화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옐런 의장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캘리포니아 커먼웰스 클럽’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지난달 나와 연준의 동료들은 2019년말까지 몇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예상했다”면서 “금리 인상을 지체하면 지나친 물가 상승이나 금융시장 불안 등 ‘불량한 돌발 상황’(nasty surprise)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지난해말 몇 주 동안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높아졌다”며 “대부분 지역은 경제가 완만하거나 보통의 속도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CPI)는 전년대비 2.1% 상승했다. 이는 휘발유 가격 상승과 소비 증가에 따른 것으로, 이 지표가 2%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중반 이후 처음이다. 워싱턴 소재 템푸스의 존 도일 시장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오늘 나온 CPI 지표와 연준의 발표 등은 미 경제가 금리 인상에 나설 여건이 갖춰졌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 요인이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미국의 자본수익률이 높아지므로 미국으로 자본이 이동, 달러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이날 WSJ도 “트럼프 정부 하에 달러는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의 경기 진작책에 따른 소비 강세와 기업 실적 증가, 더 높은 금리 등으로 미국에 대한 투자가치가 올라가 달러 가치도 뛸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내 일자리 창출과 생산 증대를 위해 기업들을 독려하면서 수입품 관세 인상 등의 보호무역 조치들을 편다면 수입이 줄어 달러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회의론 등 추가 상승 제한=반면 달러화가 꼭지점을 찍었다는 의견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추가 시장 개입 가능성과 그의 경제정책에 대한 회의론 및 보호무역조치에 따른 무역 전쟁 발발 위험 등은 달러 강세 제한 요인으로 꼽힌다.

자산운용사인 퍼트넘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탐 매닝 최고경영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법인세 개혁, 규제완화 등이 기대치에 못미친다면 우리는 내년 울퉁불퉁한 길에 진입하게 될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MUFG의 리 하드먼 통화 분석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장의 초점이 트럼프 당선인의 통상 정책 쪽으로 이동하면서 달러화가 올해 재정정책과 금리 인상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것이란 견해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SMBC 니코의 마루야마 요시마사 수석 시장 경제분석가는 CBS마켓워치에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강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상승에 의해 뒷받침됐다”면서 “달러화의 과도한 강세는 그러한 글로벌 경기 흐름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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