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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싱어’의 인기가 음악방송 역사에서 갖는 의미
엔터테인먼트| 2017-01-25 09:44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팬텀싱어’가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노래는 잘 하지만 유령처럼 떠돌고 있던 가수들이 대중을 제대로 홀렸다.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단을 뽑는 팬텀싱어가 이 정도의 인기를 누릴지를 제작진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팬텀싱어’의 큰 인기는 음악예능 프로그램 역사에서 몇가지 의미를 갖는다. ‘슈퍼스타K’부터 시작된 가요와 팝 장르의 서바이벌 오디션이 식상해진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는 점이 우선이다.



가요가 아닌, 클래식 뮤지컬 오페라 등 기존 음악프로그램에서 노출이 덜된 사람들이 경연을 펼쳤다는 점과, 경연이기는 하지만 옆에 선 참가자들을 계속 떨어뜨리고 올라가는 냉혹한 서바이벌 형태와는 조금 다른 하모니를 선보였다는 점이 참신함으로 어필했다.

특히 ‘울트라 슈퍼문 팀’(고훈정 이준환 이동신 손태진)이 선보인 이탈리아 가수 주케로의 ‘Il libro dell’amore’는 지금도 클릭이 이뤄질 정도로 고퀄리티 하모니를 선사했다. 여기서는 경쟁은 하되, 조화 협력 배려 희생 동료의식 형재애라는 가치까지 엿볼 수 있다. 한 사회도 좋은 하모니를 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되 단체, 전체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

‘포르테 디 콰트로’팀에서는 손태진이 저음으로 시작해 안정된 기초를 다지면, 김현수와 이벼리로 이어지는 가창과, 전체를 지휘하는듯한 고훈정의 연출력까지 느껴볼 수 있다. 멋진 팀플레이다.

기존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고음지르기를 비장의 무기인양 사용했다. 하지만 ‘팬텀싱어’에서는 손태진, 권서경, 박상돈 등 베이스나 바리톤이라는 안정된 저음을 듣는 것도 새롭게 귀를 호강시켜주는 요소다.

‘팬텀싱어’가 젊은층 외에도 중장년층 공략에 성공했다는 점은 문화소비시장의 중요한 면을 보여준다. ‘팬텀싱어’ 방청객중에는 40~60대 중년여성들이 유난히 많다. 여성중년들이 7080 콘서트, 대학가요제 음악만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문화 향유를 원하는 이들에게 팬텀싱어는 제대로 부합했다. 영어로 된 팝송보다 오히려 이탈리아나 스페인 노래들이 더 잘 먹힌다. 희소가치로서의 고급성이 생긴 것이다.

‘팬텀싱어’는 정통 클래식 음악이 아닌 크로스오버 장르지만클래식의 대중화에 조금은 기여했다. 평소 다른 음악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무대를 보여주는 ‘팬텀싱어’ 최종 결승전은 27일 밤 9시 40분에 라이브로 방송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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