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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력 약한 대학생ㆍ취준생 울리는 부동산 허위매물
부동산| 2017-01-29 07:01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서울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최모 씨는 새학기를 앞두고 자취방을 구하려하지만 보름이 넘도록 계약을 하지 못했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인터넷에 올린 매물을 보고 전화를 하면 무조건 ‘매물이 많으니 일단 방문하라’고 해 막상 찾아가면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은 뒤 더 비싼 집으로 유도를 하려 했다. 그 태연한 연기에 최 씨는 진절머리가 났다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부동산 앱을 통해 얻은 정보로 집을 보러 가면 사진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앱에 올라온 사진은 훨씬 비싼 다른층 매물이었다. 최 씨는 결국 한파에도 발품을 팔아 믿을 만한 중개업소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집을 구하고 있다.



정부와 관련 업계가 부동산 허위ㆍ미끼 매물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의 부동산 수요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중개업소들도 할 말은 있다. 너도 나도 중개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최근 모바일 앱이 인기를 끌면서 고객 유치가 과열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더군다나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은 공인중개사법 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허위ㆍ미끼 매물이 판을 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의 조사 결과 모바일 앱에 게시된 매물을 30%가 허위 매물이었다. 피해 유형은 실제 가격과 다른 경우(38.5%), 거래 완료된 매물을 계속 게시한 경우(33.7%)가 대부분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서도 모바일 앱에 올라온 100개 원룸ㆍ오피스텔 가운데 22개 매물은 사전 예약을 하고 중개업소를 찾아갔어도 볼 수 없는 허위ㆍ미끼 매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모바일 앱 업체들은 허위 매물을 없애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다방은 앱에 실시간으로 게시되는 다양한 매물 중에서 허위ㆍ미끼 매물을 자동적으로 걸러내는 AI(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직방은 허위 매물을 많이 올리는 악성 중개사무소를 퇴출하는 ‘허위 매물 아웃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임대인의 주의도 필요하다. 주변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할 경우 일단 의심해야 한다. 특히 아파트나 주택의 경우 급매물이 있어 시세보다 싸게 나올 수 있지만 대학생이나 젊은층이 원하는 원룸, 자취방의 경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해당 매물이 언제 등록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114는 “일반적으로 인터넷에 소개되는 매물들이 매일매일 업데이트 된다”며 “3개월 이상 경과된 매물이 있다면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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