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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 文潘 양강 해부①] 서로 향해 “말 아끼겠다” 그 이후, 독해진 舌戰
뉴스종합| 2017-01-27 07:00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간의 설전이 독해졌다. 지지율 1, 2위의 양강 구도 속에서 서로를 향해 뼈 있는 말들을 주고받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1일 반 전 총장 귀국을 하루 앞두고 충청권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또는 제3지대와 함께 한다면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의 지지기반에서 일격을 가했던 문 전 대표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이날 이후 문 전 대표는 말을 아끼며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반 전 총장이 귀국한 12일 기자들의 질문에 “질문 안 받겠습니다”고만 했다.

반 전 총장도 초반 흐름은 유사했다. 그는 귀국 당시 문 전 대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정권을 누가 잡느냐가 그렇게 중요하냐. 패권과 기득권은 더 이상 안 된다”는 말만 남겼다. 반 전 총장이 말하는 패권ㆍ기득권 범주 내에 문 전 대표가 포함된다는 ‘해석’이 이어졌을 뿐, 정작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를 거론하진 않았다. 그 뒤 지역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문 전 대표의 평가를 묻자 “하나하나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고 답하는 등 말을 아꼈다.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문 전 대표는 14일, “옛날에 박근혜 후보가 정치교체를 말했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이 귀국 당시 핵심 메시지로 ‘정치교체’를 꺼낸 직후다.

그러자 반 전 총장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도 우리 가슴에 깊이 남아 있다”고 응수했다. 장소도 시기도 다르지만, 전현직 대통령과 결부한, 은근한 신경전 양상이었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은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력으로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됐다”고 말했고, 또 지난 17일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선 “그동안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왔던 분이다.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건 구시대 청산 등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그리 절박한 마음은 없으리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층 강도 높게 비판 수위를 높인 문 전 대표다.

최근에는 반 전 총장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외교ㆍ안보 분야를 직접 겨냥했다. 문 전 대표는 “외교적인 면에 약점이 있다. 너무나 친미적이어서 미국의 요구를 절대 거부하지 못한다”고 일침을 놨다.

반 전 총장 역시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렸다는 문 전 대표의 평가에 대해 “내가 문 전 대표보다 더 오래 살았으니까 한국의 더 많은 변혁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세계를 다니면서 그 어려운 일을 제가 훨씬 더 경험하고 노력했다”고 응수했다.

최근에는 문 전 대표의 개헌 의지를 거론하며 “문 전 대표 개인의 의사가 ‘탐욕’스럽게 적용돼 그런 것이냐”며 민감한 단어까지 꺼내 들었다. 그는 “‘박근혜 패권’에서 ‘문재인 패권’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된다. 그걸 국민이 원하는지 이해될 수 없다”고도 했다.

또 “사실 지지율로 말하면 작년 최순실 게이트가 나기 전까진 제가 많은 경우에 앞서 있었다”고 강조한 발언도 널리 회자됐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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