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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 文潘 양강 해부③] ‘대한민국이 묻는다’ vs ‘반기문과의 대화’…화제의 책으로 본 文潘
뉴스종합| 2017-01-27 07:00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최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각각 책 한 권으로 언론 중심에 섰다. 문 전 대표의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와 반 전 총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반기문과의 대화’다. 두 책엔 모두 개인사부터 미래 비전까지 총망라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책으로 본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다.

지난 17일 출간된 문 전 대표의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는 서점 배포에 앞서 온ㆍ오프라인 서점 주문량이 3만부를 넘을만큼 관심이 쏟아졌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이 책에서 문 전 대표는 대통령 리더십을 ‘신해행증’으로 표현했다. ‘가르침을 믿고(信), 가르침을 이해하며(解), 가르침을 실천하고(行), 마침내 가르침을 완성한다(證)’는 뜻이다. 국민을 맞이하는 대통령의 마음가짐이라 했다. ‘가장 평범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믿고, 국민 고통을 이해하며, 국민 행복을 실천하고, 국민 행복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국민이 바라는 행복에 대해 “적더라도 함께 나누는 세상, 배고프더라도 함께 먹는 세상, 억울한 사람이 없고 안전한 세상”이라며 이를 “공정한 세상”이라 표현했다.

소소한 일상도 풀어냈다.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을 묻자 문 전 대표는 “‘흥남에 가서 변호사를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북한 사람은 자본주의에 훈련되지 않았으니 어려운 일을 많이 당할 것 같다. 무료 변호 상담ㆍ변호를 하면서 생을 마쳐야겠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어머니 고향을 찾겠다고도 했다. 그는 “외가 쪽에서 어머니 한 분만 내려오셨다. 외가의 뿌리를 찾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개마고원 트레킹도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문 전 대표는 35년간 피우던 담배를 끊은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고3 때부터 담배를 제대로 피우기 시작해 35년 정도 피웠다”며 “히말라야에서 한 번에 딱 끊어버렸다. 히말라야 대자연 산길을 걷는데 담배가 저절로 끊어지더라”고 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현실에 뿌리내린 가장 진보적인 정치인”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얘기를 들어주시고 스스로는 말을 적게 하는 스타일”이라고 회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변호사 시절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긴 시간의 모습을 다 기억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긴 설명보다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한 답이다.

이명박 정부에는 “박근혜 정부와 본질적으로 아무런 차이점이 없다”고 비판했고, 박근혜 정부는 “그야말로 가짜 보수, 사이비 보수다. 그저 극우적인 수구세력이었을 뿐”이라고 혹평했다. 또 “사과는 하지만 모든 사태를 사람 잘못 믿은 탓으로 돌렸다.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대담집을 통해 ▷경제통일에 따른 정치ㆍ군사통일 ▷비무장지대 이남 제2개성공단 설치 ▷군 복무기간 단축 ▷국민성장론 ▷담뱃세 등 간접세 인하 ▷과학기술부 부활 ▷벤처중소기업부 신설 ▷국공립대 공동입학ㆍ학위제 등의 대선 공약을 언급했다

‘반기문과의 대화’는 2013년 발간된 책으로, 미국 저널리스트 출신인 톰 플레이트 교수가 반 전 총장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책이다. 반 전 총장은 저서에 기록된 출판 기념회 발언에서 “유엔과 저의 철학을 더 잘 이해하고 진가를 알아볼 수 있도록 독자들의 마음을 여는 은밀한 비결과 마력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화를 통해 저에 대해, 제 철학에 대해, 그리고 유엔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분 스스로 결론을 내달라”고 했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책은 ▷주말계획 ▷코리안 커넥션 ▷아시안 워커홀릭 ▷살아있는 표본 만델라 ▷여성과 반기문 ▷보스 중의 보스 ▷헤어지는 꿈 등의 순서로 정리돼 있다.

반 전 총장은 책에서 “밖에서 보는 사람들은 사무총장이 황금빛 왕좌에 앉아서 삶을 즐길 것으로 생각한다”며 “가끔 정말로 자리가 없을 때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코노미석이라도 타야 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일화도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은 “노 대통령이 절 가정교사라고 부르곤 했다. 외교정책 보좌관일 때 ‘반 대사는 내 가정교사가 돼 주세요. 난 외교정책에 관해선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라고 노 전 대통령이 말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 책이 회자가 된 건 한일 위안부협의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 책에서 반 전 총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적혀 있다.

“2010년에 일본을 방문했을 때 전 일본 고위 관료에게 말했습니다. ’이 기회에 일본이 한국인에게 진실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과거사를 놓고 너무 많은 말을 해선 안 된다. 과거를 정리하는 최선의 방법은 앞으로 다가올 100년을 내다보는 것이다. 그러니 총리, 즉 일본 정부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요. 그리고 실제로 일본은 그렇게 했습니다. 그렇게 했지요.”

이어 “동시에 한국 정부는 일본과 (성실하게) 협상해야 한다. 한국 국민이기도 하지만 유엔 사무총장 입장에서 전 한국과 일본이 조화롭고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에 도움이 되는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도 했다.

다만, 저자는 본인 입을 통해 “많은 한국 정치인들과 달리 반기문은 일본이 이웃국가들과 유익한 관계를 맺기 위해 이틀에 한 번 꼴로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적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대목이다. 책에는 반 전 총장의 발언이 아닌 반 전 총장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저자가 평가한 대목으로 기술돼 있다.

통일과 관련해선, “사무총장으로서 엄청난 책임을 느낀다. 어떤 식으로든 통일을 앞당기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북한 방문을 두고도 “전 두번째 임기 중 아무 때고 방문해도 좋다는 항시적인 초대를 받아놓은 상태다. 적절한 안건이 있고 적절한 시기가 되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사무총장 시절 지속적으로 북한 방문을 추진한 바 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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