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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늪①]커지는 마이너스 성장 위기론…멀어지는 국민소득 3만弗
뉴스종합| 2017-01-30 07:00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한국 경제가 1년 넘게 0%대 성장을 지속함에 따라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초부터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본격화하고 역대 최악의 소비 감소까지 전망됨에 따라 올해에도 우리 경제의 앞길에 험로가 펼쳐질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로 3분기(0.6%)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2015년 2분기(0.4%)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자 5분기 연속 0%대 성장 기록이다.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리스크,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등 예상하지 못했던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경제 전망도 어둡다. 한은은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내렸다. 작년 10월에 2.9%에서 2.8%로 낮춘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노무라(2.0%), 모간스탠리(2.3%), 도이치방크(2.4%)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2%대 초반을 예상하고 있다. 3%대 초반으로 알려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도 2%대로 추락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뒷받침했던 부동산 경기가 최근 차갑게 식으면서 우려에 불을 붙이고 있다. 작년 4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전기대비 마이너스(-1.7%)로 돌아섰다. 경제 불확실성 증대, 가계 대출규제 강화,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달 초 한국갤럽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지금은 집을 구입하기에 좋지 않은 시기”라고 봤다. 집값 전망도 하락(43%)이 상승(20%) 의견보다 많았다.

소비도 불안하다. 지난 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2%로 2011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소비도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가 끝나며 0.5%의 증가율을 보이는 데 그쳤다.

최근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의 체감경기가 바닥 수준을 맴돌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한은이 조사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로 2009년 3월(75.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6으로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이 지수가 100 아래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국민소득 3만달러’라는 목표 달성도 요원해 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 1인당 GDP 2만달러에 진입한 이후 11년째 3만달러 달성 실패가 우려된다. 2018년에야 3만달러 진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국회예산정책처)도 있지만 장담은 어렵다.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일자리 감소로 내수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작년 3분기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4만5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7% 늘었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0.1% 감소했다. 향후 고령화ㆍ저출산으로 경제의 활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란 지적도 많다.

다만 올해는 수출이 호전될 것이란 전망은 그나마 희망적인 대목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 등 글로벌 IB들은 올해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둔 제조업 재고증가로 1분기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이 0.2%포인트 부양효과를 가져와 1분기 성장률이 0.5%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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