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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잘 안먹던 토마토주스, 왜 비행기타면 찾을까?
리얼푸드| 2017-02-01 17:08
[리얼푸드=육성연 기자]토마토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항산화 효과가 좋은 10가지 슈퍼푸드’에 꼽힐 만큼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마토 주스의 인기는 다른 주스에 비해 그리높지 않은 편이다. 토마토주스에는 달콤한 맛이나 새콤한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행기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비행기에서 토마토 주스의 인기는 맥주 만큼이나 높다. 높은 곳에서 토마토 맛이 변하기라도 한걸까?

코넬대 식품과학부 로빈 댄도 교수 연구팀은 ‘실험심리학저널’에 실린 논문을 통해 소리가 음식의 맛을 바꾼다고 주장했다. 우리의 미각은 개인이 처한 주변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8~ 55세 남녀 48명에게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 맛을 내는 용액의 맛보기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는 비행기 엔진소리를, 또 다른 사람에게는 조용한 환경을 조성해주었다. 그 결과, 비행기 소리가 들리는 환경에서는 단맛을 느끼는 능력이 더딘 반면 감칠맛은 더 강하게 느꼈다. 토마토주스의 맛은 감칠맛에 가깝기 때문에 비행기에서는 감칠맛이 나는 토마토 주스의 맛을 더 뚜렷하게 느낄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빈 댄도 교수는 “비행기에서 사람은 단맛에 대한 미각은 좀 더뎌지는 반면, 감칠맛은 그 감각이 향상된다”며 “시끄러운 환경에 적합한 음식을 골라 기내식의 풍미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실험심리학과 찰스 스펜스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스펜스 교수는 13년 동안 음식과 소리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비행기의 엔진소음이 단맛과 짠맛을 느끼는 능력을 억누르는 대신 감칠맛을 느끼는 능력을 증가시킨다고 전했다.

스펜스 교수는 “비행기 승객들이 토마토주스와 블러디 메리(토마토주스와 보드카로 만든 칵테일)를 자주 찾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때문이다”며 “엔진소리와 기내 습도 등이 이 감칠맛과 연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유명 항공사인 루프트한자(Lufthansa)도 자사 연구를 통해 기압과 소음으로 인해 기내에서 맥주만큼이나 토마토주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기내식이 평소보다 맛없게 느껴졌던 이유 또한 기압과 소음으로 인해 미각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 협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일정 고도의 대기 압력이 주어지면 미각이 일부 마비돼, 사람들이 단맛과 짠맛을 느끼는 강도가 30% 정도 낮아졌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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