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반기문 불출마 ‘낙수효과’ 안철수ㆍ유승민도 누릴까
뉴스종합| 2017-02-02 10:45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인한 낙수효과의 물줄기를 두고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찍이 반 전 총장의 불출마를 예언하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자대결을 기대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중도보수 색채로 반 전 총장의 표를 흡수하리라 예상되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대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이 지난 1일 갑작스레 불출마를 선언하자 안 전 대표의 ‘예언’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반 전 총장의) 최근 행보가 여러 면에서 애매하다. 출마 여부도 반반, 진보ㆍ보수도 반반, 어느 당으로 갈지도 반반, 온통 반반이다”라며 “설 지나서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예언이 들어맞은 셈이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개헌을 고리로 한 중도보수 ‘빅텐트’를 구상해온 만큼,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이 다시금 제3지대 중심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 전 총장이 뜻을 접으며 문 전 대표와 ‘(야야)野野 양자대결’을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월31일~2월1일 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이 연대한 문 전 대표와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이 연대한 안 전 대표의 양자대결로 치러질 경우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42.7%, 안 전 대표는 31.6%로 나타났다. 지난달 리얼미터가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5%p 이상 오른 결과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개혁 보수’를 표방하는 유 의원이 중도보수 성향이 강한 반 전 총장의 표를 상당수 흡수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유 의원의 최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5%에 못 미치지만, 여권 단일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반 전 총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이기거나 막상막하를 기록해왔기 때문이다.

당장은 반 전 총장의 기존 지지세가 황 권한대행으로 흘러가더라도, 황 권한대행이 옷을 벗고 본선에 나설 가능성이 아직 낮게 점쳐지는 만큼 본선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자신감도 있다. 유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 진영 대선 후보로 황 권한대행과 자신 중 누가 적합하냐는 질문에 “어느 후보로 보수가 단일화돼서 문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과 승부해서 이길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 권한대행이 대선 가도에 뛰어들더라도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내 현 정권의 폐단을 안고 갈 수박에 없는 치명적 약점을 지녀 ‘개혁성’을 더 강조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황 권한대행은 박근혜 정부로 각인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보수의 차기 후보로 적합치 않다”고 지적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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