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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매일 먹을까 말까’ 찜찜했던 계란의 4가지 의혹
리얼푸드| 2017-02-03 10:12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은 금(金)란이 됐다. 너무 흔해서 귀중해 보이지 않던 계란이 다시 보인다. 계란이 주는 건강상의 이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점이다.

계란이 가진 영양소는 잘 알고 있지만 우리 식생활과 밀접해있던 만큼 각종 오해와 의혹도 많다. 가격이 비싸진 이 시기에 계란을 매일 섭취하는 것은 이득일까.

▶콜레스테롤 주범?=계란을 둘러싼 의혹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콜레스테롤이다. 하지만 ‘계란이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주범이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전문가의 견해가 많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세계 계란의 날’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임경숙 대한영양사회 회장(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건강한 성인이 매일 계란을 먹는다고 해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영국의학저널’(BMD, 2013년)에 소개된, 하루 1개 이상의 계란 섭취가 심장병ㆍ뇌졸중 발생에 영향이 없었다는 논문을 비롯해 많은 연구자료를 제시하면서 계란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장병ㆍ뇌졸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은정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역시 ‘당뇨병’지(JKD) 에 발표한 ‘리뷰논문’을 통해 “여러 논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계란을 하루 1개 이상 섭취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다만 당뇨병 환자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집단에선 계란 섭취 제한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임신하면 먹지 말라?=임신부가 계란을 섭취하면 아기가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을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과연 계란은 임신부에게 해로울까?

계란이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특정 음식을 가리기보다 임신부가 영양섭취를 골고루 하는 것이 아토피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계란은 특히 임신부에게 유익하다”며 “계란에 풍부한 콜린이 아기를 더 스마트하게 한다”고 밝혔다. 비타민의 일종인 콜린(choline)은 초기 두뇌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임신부가 꼭 먹어야할 식품 중 하나로 계란을 추천했다. 식약처는 “달걀 등 단백질 식품을 매일 1회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하며 다만, 임신부의 경우 노른자까지 충분히 익힌 후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다이어트에 도움될까?=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의 경우는 어떨까. 매일 먹는 계란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보스턴 의대 멜라니 모트 박사팀의 연구결과 젊은 여성이 계란을 주 3.5개 이상 섭취하면 체지방률을 1.3%까지 줄일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을 주 3.5개 이상 먹은 그룹의 평균 체지방률은 30.8%였으나, 주당 0.5∼3.5개 미만과 0.5개 미만 먹은 그룹의 평균 체지방률은 각각 31.3%와 32.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계란을 먹으면 포만감을 금방 느끼게 돼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2008년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선 과체중 성인 152명을 조사한 결과, 주 5일 이상 아침에 계란 두 개를 섭취한 사람은 베이글을 먹은 사람보다 8주 뒤 체중이 65%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기에게 일찍 먹이지 마라?=국내 학술지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아기의 식단에서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무조건 제외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일찍 맛보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는 계란을 비롯해, 우유ㆍ밀ㆍ땅콩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운 식품 섭취를 아기에게 최대한 미뤘던 것과 상반된 입장이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영 교수팀은 “알레르기 유발 빈도가 잦은 식품도 생후 4∼6개월엔 먹이기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이미 미국 소아과학회는 2008년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운 식품의 섭취를 늦추도록 권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알레르기 유발식품을 너무 늦게 접하게 하면 알레르기 위험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연구들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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