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시승기
80㎞만 달려도 소음…넓은 실내는‘만족’
라이프| 2017-02-07 11:42
“부아앙”

차를 서울 시내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받고 지상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순간 보통 가속페달을 밟는 정도로는 경사를 오르기 어려웠다. 그래서 평소보다 가속페달에 더 많은 힘을 줬다. 그러자 지하주차장 적막을 깨고 거친 엔진음이 요란하게 나더니 그제서야 차는 힘을 내고 경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처음으로 들어온 중국 SUV ‘켄보 600’의 첫인상이었다. 중형 SUV 체급과 소형 SUV 수준의 엔진이라는 조합에 시승 전부터 호기심 반 걱정 반이 들었는데 처음 엔진을 접했을 때는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실제 시승을 통해 발견한 켄보 600의 가장 큰 장점은 널찍한 공간이다. 1열은 물론 2열 시트도 충분한 레그룸과 헤드름이 확보됐다.

1498㏄라는 작은 엔진 크기를 극복하기 위해 켄보 600은 강제흡입 방식의 터보를 채택했다. 힘과 연비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디젤을 채택할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원가가 올라가 2099만원(럭셔리트림)이라는 가격책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켄보 600을 수입ㆍ판매한 중한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켄보 600으로 서울 도심 주행에 나서니 일단 SUV답게 시야가 높게 잡혀 전방이 한눈에 훤하게 들어왔다. 시트를 높게 설정해도 헤드룸이 비교적 여유 있을 정도로 공간이 확보됐다.

터보의 효과는 중저속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1.5리터 엔진이 중형차를 감당하기에 버겁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다 엔진회전수를 2000rpm 이상으로 올리자 조금씩 가속도가 붙었다. 켄보 600은 최대토크(21.9㎏ㆍm)가 2000rpm부터 구현된다.

하지만 2000rpm 이상에서 엔진음이 크게 들리는 것이 단점이었다. 가솔린 엔진 덕분에 저속에서는 비교적 조용했는데 시속 70~80㎞로 올라가자 상대적으로 엔진음이 시끄러웠다. 시속 100㎞가 넘어가자 풍절음도 제법 크게 들렸다.

켄보 600의 변속방식은 기본적으로 CVT(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다. 연속무단(無段) 변속기 특성 상 밟는대로 엔진출력에 맞춰 변속을 일으키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지만 켄보 600이 혼다 CR-V의 CVT처럼 부드럽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수동모드로도 변속할 수 있는데 6단까지 올릴 수 있다.

다소 시끄러운 엔진음과 풍절음이란 단점에도 고속도로에서는 충분한 가속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번 속도를 받은 뒤에는 터보 엔진 특유의 힘으로 고속까지 쭉쭉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상황에 따라 추월하는 데 있어서 크게 무리가 없었다.

실제 시승을 통해 발견한 켄보 600의 가장 큰 장점은 널찍한 공간이다. 1열은 물론 2열 시트도 충분한 레그룸과 헤드름이 확보됐다. 특히 2열 시트도 등받이가 뒤로 편안하게 기울여진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트렁크도 여행용 트렁크, 백팩 2개, 각종 짐들을 넣기에도 충분했다. 2열 시트가 풀플랫으로 접어져 유모차, 카시트 등을 싣기에도 넉넉해 보였다.

인테리어 측면에서 센터페시아는 무난했다. 다만 전체 실내 공간에 비해 디스플레이 크기에 다소 작았고, 후방카메라의 해상도도 크게 떨어졌다. 계기반에 나오는 정보에 대한 설명도 부족한 편이었고 일부는 중문으로 표기돼 한글화 작업이 필요해 보였다.

차선을 벗어날 때마다 계기반에는 차선이탈경고표시와 함께 경고음이 들렸다. 후방 사물에 가까이 닿을 때도 경고음이 울렸다.

서울 도심과 인천 일대 자동차 전용도로 등을 골고루 섞어 주행한 거리는 총 215㎞였다. 최종 연비는 11.6ℓ/100㎞로 기록됐다. 환산하면 8.6㎞/ℓ 정도 된다. 제원 상 9.7㎞/ℓ보다는 낮다. 작은 엔진으로 중형 체급을 가동시키는데다 터보차저까지 장착해 연료효율은 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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