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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정치]당명에 부는 한글바람…4당 모두 한글 이름
뉴스종합| 2017-02-07 11:18
- 한글 당명은 ‘한나라당’이 시초
- 부르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 추세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자유당(自由黨)’, ‘민주당(民主黨)’, ‘신한국당(新韓國黨)’. 정치권에서 사용되던 당명은 한자 일색이었다. 그러나 최근 당명에 한글바람이 불면서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 당명에 사용되는 추세다.

정부 수립 이후 당명의 계보를 보면 진보 계열에서 ‘민주’가 주로 사용됐다. 김구, 신익희, 조병옥으로 출발한 민주당계가 즐겨 사용하면서 ‘민주’라는 단어가 곧 민주계의 적통성을 의미하면서부터다. 민주당계 정당의 신한민주당, 김영삼ㆍ김대중 당시 총재가 만든 통일민주당ㆍ평화민주당도 모두 ‘민주’를 당명에 포함시켰다. 


그렇다고 민주가 야당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엔 민주공화당,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신군부 시절엔 민주정의당(민정당)이 존재했다.

보수진영 정당에서는 주로 ‘자유’와 ‘공화’를 당명에 사용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 자유당에 쓰인 ‘자유’는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의 3당 합당 세력인 민주자유당 때 재등장했다. 이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이회창ㆍ심대평 주축의 자유선진당도 그 예이다. 합의에 의한 정치를 뜻하는 ‘공화’도 공화당, 민주공화당, 신민주공화당에 사용됐다.

최근까지 진보계열에서 사용하는 ‘진보’나 ‘노동’, ‘사회’ 등의 단어도 많이 쓰였다. 진보는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청년진보당으로 이어졌다. 노동은 노동당, 민주노동당 등에 쓰였다.

이들 단어가 모두 한자인 만큼 당명도 한자 일색이었다. 그 전환점이 된 것이 1997년 처음으로 한글을 활용한 한나라당이 나왔을 때다. 당시에는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2003년 열린우리당, 2012년 한나라당을 이은 새누리당도 한글로 당명을 지었다.

이같은 한글바람은 최근 들어 두드러진다. 지금 4당 이름만 보더라도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모두 한글 이름이다. 당명 개정 논의가 일고 있는 새누리당의 후보 당명에도 ‘보수의힘’이 포함돼 있다.

딱딱한 한자 대신 한글을 당명으로 사용하는 추세는 정당이 대중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정당명은 딱딱한 이미지가 강했다. 정당명을 선정하는데 대중들로부터 공모를 받아 선정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바른정당은 7000개에 가까운 당명을 공모받기도 했다.

권력의 상징이기도 했던 당명이 한글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정치와 민생이 권력상 위계 관계보다는 민주 사회의 위임적 평등 관계로 자리매김하는 역할도 없지 않다.

이같은 추세는 정치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역할이 기대되지만, 잦은 당명 교체는 오히려 불신을 심화하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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