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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에 대한 편견 ①] 종아리쪽 혈관이 부풀면 하지정맥류(X)
라이프| 2017-02-16 10:01
-정맥 혈관 판막 밸브 기능 문제
-다리→심장 올라가던 피가 역류
-구불구불한 핏줄 보이지 않기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회사원 임모(35ㆍ여) 씨는 지난해 말부터 사타구니 인근이 아팠고, 밤에는 다리가 저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임 씨는 “전신 피로 탓”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피로 회복에 좋다는 사우나를 다녔다. 그러다 사타구니 근처에서 몽우리가 생긴 듯 뭉쳐 있는 것을 발견했다. 통증을 참다 못한 임 씨는 병원을 찾아 다리 초음파 검사를 받고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임 씨는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울퉁불퉁하게 핏줄이 드러난 다리를 생각하는데, 평소 그런 증상이 없어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같은 하지정맥류라도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다리 부위 핏줄이 구불구불하게 부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부민병원]

사람들은 흔히 하지정맥류를 ‘다리에 핏줄이 도드라져 보이는 질환’ 정도로 단순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 씨처럼 다리 부위에 핏줄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발생된 세부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며, 사소한 생활 습관으로 인해 병세가 악화되거나 호전되기도 하는 질환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하지정맥류는 다리로부터 심장으로 올라가는 혈관인 정맥 내 판막(밸브)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최영수 서울부민병원 외과장은 “판막은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혈액이 다시 내려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 혈관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다리 쪽으로 역류하는 혈액과 심장 쪽으로 이동하는 혈액이 만나 혈관 압력이 높아져 정맥이 부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라고 해서 부푼 혈관이 모두 육안으로 구분할 만큼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아니다. 임 씨의 경우도 그랬다. 최 과장은 “혈관이 구불구불하고 튀어나오는 증상이 없어도 하지정맥류인 경우가 있다”며 특히 관통 정맥의 판막에 이상이 있으면 이러한 증상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고, 피부 가까이에 위치한 표재 정맥이라 하더라도 판막 기능에만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통 정맥은 심부 정맥과 표재 정맥을 연결하는 혈관이다. 표재 정맥보다 피부 안쪽 깊숙이 위치해 있다. 표재 정맥에 발병되는 하지정맥류의 경우에는 대부분 부풀고 구불구불해진 혈관이 육안으로 보이는 편이지만, 관통 정맥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도 초음파로 살펴보면 혈액 역류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에 질환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자칫 ‘궤양성 하지정맥류’로 이어지는 경우다. 최 과장은 “다리가 무겁고 피로감이 계속 이어지거나, 발바닥이 후끈거리는 경우, 쥐가 자주 나고 저림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가 나타나면 단순 피로 누적으로 자가 진단하기 보다는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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