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아메바” vs “영국국익”…트럼프 국빈방문 놓고 英의회 ‘설전’
뉴스종합| 2017-02-21 11:38
의회 밖 수천 명 反 트럼프 시위
노동당 “단세포동물” 비난포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을 놓고 영국 의회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트럼프의 국빈방문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트럼프에 “심술궂은 아이”, “지적 수준이 (아메바 등) 단세포동물 같다”라는 맹비난을 퍼부었다.

20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놓고 180만 명이 반대 청원서를 제출하자,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영국 의회는 청원 서명자가 10만 명이 넘으면 긴급 논의를 하도록 돼있다. 이날 의회에서 노동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인종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국빈방문의 격을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보수당은 국익을 위해 당초 예정대로 국빈방문을 추진해야 한다고 맞섰다.

CNN은 이날 노동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심술궂은 아이”, “트럼프의 음란하고 천박함으로 물들 것”, “그의 지적 수준은 단세포동물”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폴 플린 노동당 의원은 “우리는 미국 대통령직, 헌법, 역사에 큰 존중을 표한다”면서도 “다만 심술궂은 아이처럼 행동하는 대통령에게 국빈방문의 명예를 수여하면 영국이 그의 행동과 의견을 승인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래미 노동당 의원은 “우리는 케네디를 위해서도 (국빈초청)하지 않았고, 트루먼, 레이건을 위해서도 안했다. 그런데 이 사람(트럼프)을 위해 했다”며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대한 절박함 때문에 국빈방문을 제의했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돼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영국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겐 취임 758일 만에 국빈방문 요청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에 취임 1주일 만에 요청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앞서 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도 트럼프의 국빈방문에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국민과 난민 입국을 금지하는 ‘잔인한’ 정책을 편만큼, VIP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레드 카펫을 깔아 줄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보수당 의원들은 “미국은 우리의 위대한 동맹국”이라며 “개인적인 견해와 평가들은 영국 국익이 무엇인지 흐리게 할 뿐”이라고 맞섰다.

현재까지 180여 명이 참여한 청원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부 원수 자격으로 방문하되 공식적인 국빈방문 요청은 철회해야 한다”는 요청이 담겼다.

영국 국빈방문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대로 이뤄지며, 공식방문은 총리를 상대로 한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혔다. 14일 영국 총리실은 “정부는 미 대통령이 국빈방문의 전면적 호의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며 “초청은 미국과 영국간 관계의 중요성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