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카드 쓴 곳 보니...‘생존형 소비’만 늘었다
뉴스종합| 2017-02-22 09:13
교육ㆍ유흥 등 활동형 지출 급감
편의점ㆍ홈쇼핑 등 고립형만 증가
1인 가구 확산ㆍ김영란법 등 영향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국민들은 놀거나 꾸미는 데 쓰는 돈부터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흥주점, 노래방 등에서 긁은 카드값이 크게 줄었고 의류나 화장품 구입액도 감소했다.

이와 달리 편의점, 인터넷쇼핑몰, 슈퍼마켓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업종에서는 지출이 증가했다.


22일 한국은행의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금서비스를 제외한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441조7000억원으로 2015년(405조원)에 비해 9.1% 증가했다.

유흥이나 사치성 소비재 중심으로 지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당장 생활에 필요하지 않은 품목부터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폭으로 줄어든 곳은 교육기관(학원 제외)이었다. 초ㆍ중ㆍ고교, 대학, 대학원 등 교육기관에서 결제된 금액은 2015년 9371억원에서 7744억원으로 17.4% 급감했다. 학생 수가 감소에다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대학원을 외면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룸살롱, 단란주점 등 유흥ㆍ사치업 부문 이용금액은 같은기간 3조2020억원에서 2조8397억원으로 11.3%나 줄었다. 이어 서점(-4.8%), 주유소(-4.4%), 노래방(-3.9%) 순으로 신용카드 지출이 감소했다. 귀금속(-3.2%), 화장품(-3.0%), 의류ㆍ직물업체(-2.3%) 등 뷰티ㆍ패션업종도 불황의 된서리를 맞았다.

반면 편의점 이용금액은 4조825억원에서 5조4348억원으로 1년 새 무려 33.1% 뛰어올랐다. 홈쇼핑ㆍ인터넷판매 업종의 증가율은 25.0%에 달했고 슈퍼마켓(9.8%) 이용도 크게 증가했다. 가구업체(16.8%)와 동물병원(15.5%) 업종도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다인가구를 위한 할인점이 1.1%의 저조한 성적을 낸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 주유소를 거치지 않은 유류판매 이용금액은 23.9%라는 큰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주유소 이용금액은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유류 구매는 증가한 영향이다.

그밖에 대인서비스ㆍ용역제공업체(20.1%), 항공사(16.5%), 기타운송수단(12.5%), 기타의료기관(12.3%), 면세점(11.0%), 금융보험(10.1%)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이용금액이 가장 큰 업종은 51조6585억원을 기록한 홈쇼핑ㆍ인터넷판매 업종이었다. 역시 1인 가구 흐름과 맥이 통한다. 그 다음으로 일반음식점(46조114억원), 대인서비스ㆍ용역제공업체(35조3682억원) 순으로 많았다. 대인서비스ㆍ용역제공 업종에는 웨딩플래너, 피부관리숍뿐 아니라 최근 카드납부가 급증한 부동산중개업, 공과금서비스 등이 포함돼있다.

한편 지난해 현금서비스를 포함한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503조5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7% 증가했다. 이 가운데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61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8% 감소했다. 단기차입으로 소비와 밀접한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2011년 82조8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째 내리막이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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