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安(희정) 주춤하자 반등하는 安(철수)
뉴스종합| 2017-02-28 08:47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주춤하니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상승세다. 호남에선 안 전 대표가 안 지사의 지지율을 역전했고, 충청 표심도 안 전 대표로 이동한 흐름이 엿보인다. 외연 확장을 꾀하는 안 지사와 중도 표심이 기반인 안 전 대표로선 피할 수 없는 ‘시소’ 경쟁이다.

최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2월 4주차 결과를 보면, 안 전 대표와 안 지사가 10%대에서 다시 만났다. 안 지사는 전주 20.4%에서 18.9%로 하락했고, 안 전 대표는 8.8%에서 10.1%로 상승했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안 전 대표가 하락ㆍ상승세를 보이는 시기는 절묘하게도 안 지사의 지지율 추이와 정반대로 겹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불출마 직후 10.9%를 기록한 안 전 대표는 9.5%(2월 2주차)→8.8%(2월 3주차)로 하락세를 보였고, 같은 기간 안 지사는 16.7%→20.4%로 고공 행진했다.

안 지사의 ‘선의’ 논란이 불거진 2월 마지막주에서 흐름은 정반대가 됐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과 안 지사의 핵심 지지층인 충청을 보면 더 뚜렷하다. 호남에서 안 전 대표는 16.8%를 기록, 안 지사(12.2%)를 추월했다. 직전 조사에서 안 지사의 호남 지지율은 21.1%였다.

충청에서 안 지사는 전주대비 2%포인트 하락한 30.2%를 기록했고, 안 전 대표는 같은 기간 3.3%포인트 상승한 9%를 나타냈다. 여전히 안 지사가 충청권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추이로만 보면 희비가 엇갈렸다(이상 자세한 조사개요 및 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명의 ‘안 후보’가 서로 뺏고 뺏기는 형국을 보이는 건 그만큼 지지층이 겹친다는 방증이다. 안 지사는 소위 ‘산토끼’로 영역을 넓혀왔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외에 중도ㆍ보수층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안 지사의 경쟁력으로 꼽혔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창당 이후 제3지대, 중도층을 핵심 지지층으로 표방했다. 때문에 최근 ‘안희정 돌풍’을 두고 국민의당에선 “만약 안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된다면 문 전 대표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말도 오르내렸다. 안 지사의 확장성이 안 전 대표와 겹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안 지사가 주춤하자 안 전 대표가 반등하는 건 이 같은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가 흐름 상으론 반등세를 잡았지만, 이를 이어가려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반 전 사무총장 사퇴나 안 지사의 선의 발언 등 최근 안 전 대표의 상승세가 ‘반사이익’ 성격이 짙다는 건 여전한 한계다. 경쟁에서 주도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선 국민의당 경선을 통해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지만, 현재 경선 룰을 두고 손학규 전 대표와 이견이 커 정리가 쉽지 않다.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는 대통령 탄핵심판도 또 다른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탄핵 이후론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려는 여론이 강해져 현 대선 구도가 바뀔 것이란 기대심리다.

dlcw@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