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탄핵심판] 朴대통령 대리인단 내부 균열? 잇단 엇박자
뉴스종합| 2017-03-02 10:26
-조원룡 “이동흡이 대독한 朴의견서 원래 김평우 몫”
-김평우 합류 후 잇단 엇박자…대표 대리인과 불협화음
-이중환 “강일원 기피신청ㆍ변론재개 신청 합의 없었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이 탄핵심판 막바지에 이르러 내부 균열을 의심케 하는 행보를 잇달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조원룡 변호사는 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탄핵 반대집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의 최종 의견서는) 원래 김평우 변호사가 대독하라고 대통령이 지시했다. 그런데 날치기에…”라는 발언을 했다.

실제로 지난 달 27일 열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선 이동흡 변호사가 발언대에 나와 박 대통령의 13장짜리 의견서를 대독했다. 의견서 대독을 누가 할 지를 두고 대리인단 내부에서 사실상 마찰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김평우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 대통령 측은 최종변론에서 발언 순서를 놓고도 충돌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종전부터 변론에 참여한 분이 진술하는 게 이해가 쉬울 것 같다”며 교통정리를 하자 김평우 변호사는 “저희가 (순서를 두고) 합의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대통령 측 대표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합의하지 않았다. 재판장이 말씀하신 대로 해달라”며 김 변호사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발언 순서를 놓고 대리인단 내부에서조차 조율이 안됐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 권한대행도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중환 변호사는 김 변호사가 최후변론을 시작하자 심판정 밖으로 나가 끝날 때까지 들어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불협화음’은 김 변호사 등이 합류한 직후부터 그대로 노출됐다. 김 변호사는 지난 16차 변론 당시 휴정 시간에 취재진과 방청객들이 보는 앞에서 이중환 변호사에게 “똑바로 하라”며 화를 내는 모습도 보였다.

김 변호사가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무성, 나경원 의원 등 20여명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에 대해서도 이중환 변호사는 “나와 합의한 건 아니다. 증인신청 이유는 김 변호사에게 물어봐라. 나는 모른다”고 했다.

왼쪽부터 이중환 변호사, 이동흡 변호사, 송재원 변호사 [사진=헤럴드경제]

조원룡 변호사의 강일원 주심 재판관 기피신청도 대리인들끼리 미리 합의된 사항이 아니었다. 이중환 변호사는 변론이 끝나고 “기피신청을 할지 몰랐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변호사가 최종변론에서 변론재개 신청을 한 것을 두고도 이중환 변호사는 “조 변호사 개인의 주장이다. 나는 찬성 안 한다”고 했다.

이중환 변호사는 그동안 심판정 내에서 주로 이동흡 변호사와 상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에 요청해 이중환 변호사와 전병관 변호사, 이동흡 변호사를 대리인단의 대표로 지정받은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지난 달 22일 브리핑에서 대표 대리인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각자 대리”라는 것을 줄곧 강조하며 “제가 오늘 그런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을 보시지 않았느냐”며 현 상황을 에둘러 표했다.

joz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