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헤럴드경제DB] |
슈퍼리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한국 최상위 부호 166명 가운데 2위를 유지하고 있던 서 회장은 이튿날 3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7조 3600억 원 대를 유지하던 그의 개인 자산(주식ㆍ국내 부동산 포함)도 6조 5280억 원으로 줄었다. 하루 동안 8320억여 원이 사라졌다. 자산 감소폭은 11%를 넘겼다.
이처럼 단기간에 8000억 원 이상이 증발한 이유는 간단하다. 서 회장 명의로 된 상장사 주식 자산이 급락해서다.
그가 4444만여 주(지분율 53.9%)를 소유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롯데가 사드 부지 제공을 최종 확정한 지난달 27일부터 내려가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 2일 주당 28만 8000 원이었던 이 회사 주식은 3일 25만 1500원으로 3만 6500 원이 빠졌다. 낙폭은 12.6%를 넘겼다.
같은 기간, 지주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가도 급락했다. 12만 3000 원에서 11만 원 대가 깨지며 11% 가까이 내려갔다. 서 회장은 이 종목 지분 10.72%(626만여 주)를 갖고 있다.
서경배 회장의 상장사 주식자산 등 변화 (2월 27 ∼ 3월 3일) [슈퍼리치 화면캡처] |
다만 6일부터 두 회사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며 서 회장의 지분 평가액은 소폭 늘었다. 이날 그가 보유한 상장 자산 가치는 전날 대비 1200억 원 이상 올랐다. 부호 순위도 다시 2위 자리를 탈환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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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다. 중국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서다. 한국에 오는 중국 관광객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의 ‘큰 손 집단’으로 통했다. 하지만 중국 관광 행정을 총괄하는 중국국가여유국(中國國家旅游局)은 3일 공식 사이트에 “최근 한국 입국을 거절 당하는 중국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한국 여행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공지한 상태다. 그리고 시에청(携程ㆍ씨트립) 등 중국 주요 여행사들은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7일 현재 씨트립 홈페이지 화면. 한국 관련 여행상품은 일체 찾을 수 없다. |
이는 아모레퍼시픽 중국 사업에 ‘직격탄’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지난 5일 투자 전문 주간지 배런스(Barron’s)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매출 비율 10%를 넘긴 18개 한국 기업 가운데 중국 관광객의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회사로 분석됐다.
국내 분석기관의 전망도 어둡다. KTB투자증권은 6일 중국의 이번 조치로 아모레퍼시픽의 2017년 면세채널(면세점 등) 매출액은 기존 추정치 대비 13.3%(1조 5274억 원)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일과 6일 사이 서경배 회장과 부호 순위가 뒤바뀐 이재용(49ㆍ7일 현재 3위) 삼성전자 부회장 개인 자산은 6조 5000억∼6조 6000억 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달 17일 구속된 이후 그의 상장사 주식 자산은 500억 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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