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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배기표 미국워싱턴주공인회계사·경제평론가] 잠자는 대한민국! 이제는 원칙있는 조율이 필요하다
뉴스종합| 2017-03-21 11:03
“미움이 사랑으로 분노는 용서로, 모두 함께 손 잡는다면,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 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차안 라디오에서 ‘조율’이라는 노래가 들려온다. 문득 이 노래가 어쩌면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잠자고 있는 대한민국을 위한 우리 국민의 간절한 기도처럼 들려온다.

사무실에 돌아와 TV를 켜니, 해외 뉴스채널에서 미국이 4월 환율보고서에서 대표적 대미 무역 흑자국이면서도 정치상황이 불안정한 한국을 시범케이스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경제적 보복의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가 뒤이어 나오고 있다. 지금 우리는 세계 경제전쟁의 한 중간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현재 리더십의 부재 상태이다. 불연듯 을미사변과 아관파천을 위시한 외세로 말미암아 열강 세력의 이권 침탈에 국론분열로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구한말의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이 번쩍 든다.

문득, 얼마전 피아노 조율을 해주었던 조율사의 얘기가 떠오른다. “수백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피아노의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고, 엄격한 원칙에 따라 조율해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각 건반은 다른 건반들과 함께 어울리는 화음 속에서 보다 정확한 음정과 음색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율의 핵심은 엄격한 원칙과 어울림이라는 얘기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보수와 진보의 갈등으로 잠자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조율할 수 있을까? 조개와 도요새가 서로 다투다 어부에게 함께 잡혔다는 방휼지쟁(蚌鷸之爭)을 막기 위해서는 조율의 기준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엄격한 원칙인 법치주의가 명확히 서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는 현재의 안정적 사회시스템을 유지하고 지키는 것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는 것임을 인지한다면, 법치주의야말로 보수의 핵심가치인 것이다. 법치주의가 유지, 강화되려면 공동체 구성원들의 신뢰와 동의가 필요하다. 법이 모두에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과 투명성은 어울림을 만드는 진보의 핵심가치이기도 하다.

즉, 법치주의라는 보수의 핵심가치는 공정과 투명성으로 대표되는 진보의 가치와 함께할 때, 그 지속가능성이 부여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의 대표적 사회갈등적 이슈의 하나인 재벌개혁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금지규제 등을 담고 있는 공정거래법 등의 관련 법규를 과거와 달리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관련 법규 적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의 지속적 확보를 위한 사회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나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국민연금 등의 적극적 의결권 기반의 사회책임투자 시스템 실행 등이 필요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와 같은 주주중심의 개혁도 물론 중요하다. 주주중심의 개혁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및 이익중심 경영을 통한 배당의 확대라는 긍정적 영향도 있지만, 직원 복지 및 사회책임경영을 소홀히 할 수 있는 역설적 요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주주를 비롯 내부 직원 및 소비자, 하도급업체 등 기업의 밸류네트워크 전체를 아우룰 수 있는 범위까지 혁신참여의 어울림 폭을 확장해야 재벌은 근원적으로 개혁하고 새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특히 이에 대해 재벌개혁 부정론자들이 제기하는 경영간섭 및 이익추구 중심의 기업목적 상실의 문제는 융합적 그리고 무경계의 가치창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시기에는 더 이상 부각되지 않을 것이다.

보수와 진보간에 공정과 투명성의 법치주의 그리고 어울림과 창조성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원칙있는 조율로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루어, 대한민국이 다시 깨어나 세계 속의 다이나믹 코리아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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