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내장 지방 많은데 근육 적다면 … ‘급성OO염’ 위험
라이프| 2017-04-02 08:50
- 5명 중 1명은 심각한 단계로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50대 회사원 박씨는 전형적인 이티(E.T.) 몸매의 소유자다. 팔과 다리는 가는 편인데 배만 볼록 나왔다. 지난 해 건강검진에서 복부에 내장지방이 많은 반면 근육량이 적으니 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당장 아픈 곳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그런데 얼마 전 저녁을 먹고 누웠다가 배가 살살 아파오더니 그 통증이 점점 심해져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급기야 통증을 참지 못하고 병원 응급실을 찾은 박씨는 의사로부터 급성 췌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급성췌장염은 흔한 염증성 질환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극심한 복통 때문에 응급실로 실려 오게 된다. 비만이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은 경우 급성췌장염의 예후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명규ㆍ이인석ㆍ윤승배 교수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최근 7년간(2009~2015년) 급성췌장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203명을 분석한 결과 중증 6.4%(13명), 중등도 30.5%(62명), 경증 63.1%(128명) 으로 나타났다.

교수팀이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동안 알려진 체중이나 체질량보다 ‘골격근 대비 내장지방의 양의 비’가 중등도 이상의 급성췌장염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더 유용함을 확인했다.

내장지방과 골격근의 면적을 비교했을 때 내장지방이 골격근보다 면적이 넓은 사람의 장기부전과 사망률은 12.5%와 3.4%로 그렇지 않은 사람의 1.7%, 0%보다 높고 국소합병증, 입원기간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 것이다.

급성 췌장염은 위장의 뒤쪽, 등뼈 바로 앞에 있는 췌장에 갑자기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췌장은 많은 소화 효소를 분비해 지방과 단백질을 소화시키며 인슐린,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급성췌장염의 주증상은 복통이다. 지속적인 명치 부위 및 배꼽 주위에 통증이 나타나고 종종 등이나 가슴, 옆구리, 하복부 등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치료는 급성췌장염의 경우 금식, 통증 조절과 수액 치료 등의 방법이 동원된다.

급성 췌장염은 순한 질환이지만 환자 5명 중 1명은 질환이 심각한 단계로 진행되고 이 중 10~20%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심각한 단계로 진행될 경우 집중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질환의 중증도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체내 지방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눌 수 있다. 내장지방은 체내 장기 내부나 장기와 장기 사이 공간에 관찰되는 지방으로 일반적으로 내장지방 축적은 피하지방 축적보다 인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내장 지방의 양을 간편하게 복부 둘레를 통해 확인하기도 하는데 한국인의 경우 허리둘레가 남자 90cm(35.4인치), 여자 85cm(33.5인치) 이상인 경우 내장 지방이 많은 복부 비만에 해당된다.

윤승배 교수는 “단순히 뚱뚱한 것 보다는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은 사람이 예후가 더 안 좋기 때문에 평상시에 내장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면 급성 췌장염 같은 급성 염증 질환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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