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췌장암 투혼' 배우 김영애 '천상의 별'로...향년 66세
엔터테인먼트| 2017-04-09 14:00
[헤럴드경제] 암으로 오랜동안 투병생활을 해오면 마지막까지 연기 혼을 불태웠던 배우 김영애 씨가 9일 오전 10시 끝내 돌아올 수없는 은막의 별로 사라졌다. 향년 66세.

고인은 외동아들 이민우 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암이 췌자에서 시작해 간과 림프 등으로 전이됐다“며 ”어미니께서 한달 전 열이 오른 후 의식은 있었지만 말씀을 못하시는 상태였다”라며 “오랜기간 고생하시다 오늘 오전 평안하게 눈을 감으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지난 2012년 MBC TV ‘해를 품은 달’ 촬영 도중 황달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변에 이 사실을 숨긴채 드라마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병원을 왕래하며 연기를 이어갔다. ‘해를 품은 달’ 이후에도 그는 수술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동해 왔다.

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 ‘메디컬 탑팀’ ‘미녀의 탄생’ ‘킬미 힐미’ ‘마녀 보검’ ‘닥터스’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변호인’ ‘우리는 형제입니다’ ‘현기증’ ‘카트’ ‘허삼관’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인천상륙작전’가 그가 투병 중 출연한 작품이다.



작품 활동중 여러차례 고비가 왔지만 그녀는 매번 강한 정신력과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이를 극복해 냈다. 마지막 작품 KBS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주인공 가족의 엄마 최곡지 역을 맡아 매 주말 시청자를 만났다. 드라마 촬영중 병세가 악화돼 입원했지만 4개월 가까이 외출증을 끊어 가며 촬영현장을 오갔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부산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1년 MBC 공채 탤런트 3기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당신의 초상’ ‘엄마의 방’ ‘빙점’ ‘가을여자’ ‘아버지’ ‘형제의 강’ ‘파도’ ‘장희빈’ ‘달려라 울엄마’ ‘황진이’ ‘로열 패밀리’ 등의 드라마를 통해 꾸준히 안방극장에서 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또 ‘섬개구리 만세’ ‘왕십리’ ‘설국’ ‘미워도 다시한번’ ‘W의 비극’ ‘비내리는 영동교’‘겨울 나그네’ ‘연산일기’ 등의 영화로 1970~80년대 스크린을 풍미했다. 한동안 TV 드라마에만 전념하던 그는 2009년 ‘애자’로 영화계에 복귀하고, 투병을 하는 도중에 다시 충무로의 주요 배우로 떠올랐다.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SBS연기대상 최우수 연기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연기상, 대종상 여우조연상,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코리아드라마어워즈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또한 성공한 황토 화장품 사업가로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2001년 참토원을 설립후 누적 매출 1천5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그의 사업은 2007년 한 소비자고발프로그램에서 황토팩의 중금속 논란을 제기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식약청으로 부터 인체 무해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이 일로 마음 고생을 크게 해 결국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후 한동안 우울증을 겪으며 방황했던 고인은 다시 연기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기력을 회복했고, 배우로서 마지막까지 불꽃 같은 시간들을 보냈다. 유족으로는 아들 이민우 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은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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