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이커머스의 ‘적자행진’ 이유 있었네
뉴스종합| 2017-04-11 11:28
쿠팡, 사옥이전·로켓배송 서비스
티몬은 금융·보험시장 적극 진출
위메프는 적자 규모 줄이기 성공
미래성장 위한 先공격투자 풀이


갈수록 커지는 온라인시장에도 불구하고 소셜커머스로 시작했던 이커머스 업계의 누적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는 업계가 미래성장을 위해 공격투자를 감행하다보니 생기는 적자로, 당분간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있는 적자’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오픈마켓으로 탈바꿈한 쿠팡은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신사옥인 ‘타워 730’은 지하 4층, 지상 27층 규모의 신축 건물로 쿠팡은 이중 지상 8층부터 26층까지 총 19개층을 사용한다. 사업장 면적만 과거 삼성동 사옥의 2.2배 크기에 달한다. 또 신사옥은 오픈라운지, 개방형 공간 등 소통과 업무효율 높이는 인테리어에 중점을 뒀다.

쿠팡은 최근 유기농, 친환경 식품을 한 곳에 모아 판매하는 ‘유기농-친환경 전문관’을 오픈.

쿠팡은 지난 2015년 547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올해도 누적 적자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 측은 누적 적자는 신사옥 이전을 비롯한 로켓배송 서비스 등 물류ㆍ배송 투자로 인한 ‘의미 있는 적자’라고 주장한다. 실제 쿠팡의 매출은 최근 3년 동안 5배 넘게 성장하면서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티몬 역시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티몬은 외형적으로 성장하면서 매출은 올렸지만, 그만큼 적자폭도 키웠다. 2015년 티몬은 1958억원 매출, 14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역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고 물류창고 투자 등으로 인해 감수해야 했던 적자라는 게 티몬의 설명이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해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는 ‘티몬프레시’와 편의점 픽업과 같은 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고, 올해 들어선 220개에 가까운 금융사들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금융상품 큐레이션 서비스인 금융몰을 열기도 했다.

티몬의 물류창고.

티몬 관계자는 “금융몰 오픈 후 한달만에 티몬 트래픽은 전월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며 “곧 자동차 보험 서비스를 시작하고, 올해말까지 제휴사를 늘려 7000여개의 금융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판매 카테고리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정자동 물류 창고를 확장하며 사업비가 증가하기도 했다.

최근 깜짝 실적을 발표한 위메프는 적자규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6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1424억원이었던 지난 2015년 영업손실 대비 1년만에 절반으로 줄인 수치다. 반면 위메프의 매출은 증가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36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0% 가량 덩치를 키웠다.


위메프는 최근 치열한 가격경쟁에 돌입했다. 이커머스로서의 본질을 다 하겠다는 취지다. 위메프 측은 가격경쟁에서의 총알(?)을 챙기기 위해 비수익사업은 정리하고, 직접 사들인 상품을 판매하는 직매입 사업을 확대했다. 우선 지난해 상반기 용산전자상가 PC 제품 전문 통합 배송 쇼핑몰 ‘어텐션’의 문을 닫았고, 하반기엔 4년간 진행하던 해외 배송 서비스인 위메프박스를 중단했다. 또 9700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배송해주는 ‘97무료배송’을 지난 2015년 하반기에 중단하는 등 과감한 사업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반면 직매입 사업과 ‘원더배송’과 같은 신사업에 집중했다. 신선식품을 당일 오후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까지 배송해주는 ‘신선생’을 시작했고,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하는 ‘위메프 비즈몰’ 서비스도 열었다. 직매입 배송 서비스인 ‘원더배송’을 통한 무료배송 서비스도 강화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거래액은 47% 가량 증가했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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