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랑하는 매운맛에는 종류가 많다. 풍성한 조리법과 다양한 식재료가 빚어낸는 맛의 향연이다. 매운맛은 음식의 맛을 조정해 식욕을 촉진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가 탁월하다. 때문에 많은 요리에는 재료에 적합한 매운맛 성분을 함유하는 향신료를 사용하곤 한다.
사실 매운맛은 보통 단맛, 신맛, 짠맛, 쓴맛처럼 미뢰만으로 느낄 수 있는 맛은 아니다. 이와는 달리 입속의 점막 등 입안 전체의 자극에 의해 미각을 전달한다.
매운 맛이 나는 음식들은 대체로 땀을 내게 하는 특징이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노폐물과 독소 배출이 원활해진다. 매운맛을 내는 음식들이 우리 몸 속 ‘환경 미화원’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한 신진대사와 면역 세포를 활성화해 면역기능을 강화한다.
사람의 입으로 느낄 수 있는 매운맛의 종류는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매운맛을 내는 식재료 4총사를 찾아봤다.
1. 고추 - 캡사이신
고추와 고추씨의 함유성분인 캡사이신은 항균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베타카로틴, 비타민C도 다량 함유돼있어 돌연변이와 암 방지에도 좋다. 피부를 자극해 혈액순환을 돕고, 체지방을 감소하고 태워줘 비만 방지에도 효과가 좋다. 하지만 음식을 만들 때 캡사이신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도리어 면역체계를 약하게 할 수 있다.
캡사이신의 매운맛 지수는 상당하다. 고추류에 포함된 캡사이신 농도를 단위로 계량화한 ‘스코빌 지수’에 따르면 피망은 0, 청양고추는 8000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 캡사이신은 무려 1600만이다.
2. 마늘, 양파 - 알리신
마늘 양파에 들어있는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 항균 작용을 한다. 식중독균을 죽이고 위궤양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죽이는 효과가 있다. 소화도 돕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춘다. 비타민B1과 결합할 때엔 알리티아민으로 변해 피로회복, 정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돼지고기를 구워먹을 때 마늘, 양파를 함께 먹는 이유다.
3. 후추 - 피페린
후추의 경우 다양한 요리와 궁합을 자랑하는데 특히 스테이크를 먹을 때 많이 뿌려지곤 한다. 하지만 주의사항이 있다. 고기 요리를 할 때 후추는 반드시 가열 이후 뿌려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험에 따르면 후추를 미리 뿌린 뒤 고기를 구우면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이 10배 이상 증가한다. 고기를 구운 뒤 후추를 뿌린 요리엔 492ng(나노그램)의 아크릴아마이드가 들어있지만, 후추를 뿌린 뒤 고기를 구울 경우 이보다 14배 증가한 7139ng인 것으로 나타났다.
4. 고추냉이 - 시니그린
시니그린은 해열 작용은 물론 기침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도 많이 쓰인다. 특히 항암효과가 높아 시니그린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결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고추냉이의 경우 뿌리만 먹는 것이 아니라 줄기와 잎은 장아찌로 먹으면 좋고, 잎은 쌈을 싸먹으면 좋다. 생선회는 물론 기름진 고기와도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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