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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정주영과 마쓰시타, 경영 거두가 우리에 쓴소리를 하다
라이프| 2017-05-01 10:20
-‘경영의 신 정주영 vs. 마쓰시타’
-한일 ‘두 거인 경영자’ 비교한 책 ‘주목’
-둘다 만나본 저자 김진수의 생생 기록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한국과 일본 ‘경영의 두 거인(巨人)’을 비교한 책이 나왔다. ‘경영의 신 정주영 vs. 마쓰시타’(북오션 출판, 김진수 저)다.

경영의 두 거인 중 한 사람은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고, 또 한 사람은 파나소닉 창업주인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이다.

정주영은 시대를 초월한 ‘불굴의 인간’이라는 칭호를 얻은 한국 최고의 기업인으로 ‘중후장대’ 산업의 상징적 인물이다. 마쓰시타는 ‘경영의 신’이라는 칭호를 얻은 일본 최고기업인으로 ‘경박단소’ 산업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 한일 두 경영거물의 스토리만으로도 글로벌 불황시대를 겪는 우리에게 생생한 교훈을 주는데, 이 책의 내용은 생전에 두 거인을 만나본 저자가 둘을 비교하고, 둘의 공통점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어 더욱 긴박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김진수 씨다. 그는 현대자동차 부사장, 일본 현지법인 사장, 건설, 중공업, 종합상사를 거쳐 현대인재개발원 원장을 역임했고 생전의 정주영과 마쓰시타를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을 경청했고, 마지막 장례식까지 찾아보았던 인물이다. 저자의 입을 통해 격동의 20세기 한일 기업성장 신화를 썼던 두 거인과 만나는 재미는 쏠쏠하다.

저자가 책을 낸 이유는 이렇게 요약된다.

“정주영과 마쓰시타는 가난 극복을 위해 맨손으로 시작하여 세계적 거대기업을 이룬, 그야말로 자수성가한 사업가들이다. 한국과 일본이라는 공간적 차이와 20여 년의 시간차를 뛰어넘어 평행이론처럼 그들에게 관철되고 있는 공통된 ‘성공의 원칙’은 무엇일까.”

저자는 책을 통해 기술과 경영기법이 위세를 떨치는 현대에 있어서도 여전히 부의 근원은 근면과 성실이고, 기업발전의 저력은 사람과 신뢰에서 나온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고 한다. 한ㆍ일 두 경영 거두의 삶에서 그 방정식을 확인하고 싶었다는 뜻이다.

경영 전략이 아무리 발달하고, 경영에 ‘최첨단‘을 입히더라도 실패를 두려워 않는 불굴의 기업가정신과 성실, 그리고 인간존중의 경영철학은 영구적으로 유효한 것이라고 저자는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일본 최초로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종업원을 ‘단골고객’으로 섬기며, 250년 계획을 세워 개인의 이익보다는 ‘수돗물’처럼 많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업경영을 이끌었다. 정주영은 사업을 하는 것은 사람을 얻는 일이며, 불가능은 아직 하지 않은 일일 이라는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창조적 경영을 추진했다. 무엇보다 그들은 기업을 사회적 공기(公器)이자 사회복지와 국가 번영을 이끄는 바탕으로 인식하고, 좋은 직장인을 만들어 좋은 사회인이 되게 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기업을 키워나갔다.”

저자는 정주영과 마쓰시타가 준 삶의 교훈에 따라 이렇게 외친다. 물론 정주영과 마쓰시타의 입을 빌린 것이다.

“흙수저인들, 대졸이 아닌들, 자본이 없은들 어떠한가, 일단 최선을 다해 보라.”

어찌보면 나약한 우리 시대, 기업가정신 부재 시대를 두 경영 거두가 질타하는 듯 하다.

저자는 또 목소리를 높인다.

“정주영과 마쓰시타는 모두 자국의 시장을 뛰어넘어 세계시장을 바라다본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있었다. 전기, 전자와 같은 경박단소 산업의 ‘파나소닉’과 토목, 건설, 중장비, 조선과 같은 중후장대 산업을 이룬 ‘현대’는 서로 다른 부문의 기업이지만, 기업경영 철학의 지향점은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회사 직원들이 가장 높은 임금을 받고, 열심히 일하는 기능공들이 중산층이 되는 사회를 소망했다. 오늘날의 기업인들은 무엇을 꿈꾸며, 기업은 어떤 가치를 내세우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반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한ㆍ일 경영의 신 두 사람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뼈저리게 각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불황시대, 혼돈의 시대,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갖은 핑계만 대고 용기를 주머니속에만 넣고 있는지 모르기에….

북오션 출판사, 초판 발행 4월27일, 324페이지.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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