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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휘는 서민]물가 하반기엔 1%대로 둔화…유가ㆍAI 파동 축산물 공급 축소 등 영향력 약화
뉴스종합| 2017-05-02 09:32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내물가 상승률은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되면서 1%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인상과 농축산물 수급 부족 등 그동안 국내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요인이 하반기에는 약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 생산량 증가와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하락 마감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49센트(1%) 떨어진 배럴당 48.8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 2월 54.45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로 40달러대로 주저앉는 추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사이 감산 합의 연장이 확실치 않은 데다 최근 미국 원유채굴장비 수와 원유재고가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으로 국제유가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로인해 국내물가 상승률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작년 동기보다 1.2% 포인트(p) 올랐다. 물가상승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석유류 가격의 기여도는 1.0%p 높아졌고 농축수산물가격 기여도는 0.3%p 상승했다.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여파로 달걀 및 닭고기 가격이 치솟은 영향을 받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는 “앞으로 유가 상승세가 멈추고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도 높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국내물가 상승률은 하반기로 갈수록 다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등 고용유발효과가 크지 않은 제품이 수출 증대를 이끌고 있어 내수경기 파급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 둔화로 고용유발효과가 큰 건설투자의 활력이 낮아지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나 북한 리스크(위험)에 따른 불안요인 등으로 소비심리도 크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17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지만 근원물가가 여전히 1%대 중반에 정체돼 앞으로 물가 상승세가 다시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KDI도 올해 유가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오르고 농축산물 가격도 급등해 물가상승률이 2% 안팎의 수치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기대인플레이션이 여전히 1%대 초반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작년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에서 더 오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KDI는 유가 상승 등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면 물가 상승세가 재차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당장은 물가가 올랐다고 해도 근원물가가 움직이지 않고 있어 유가와 농축산물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연말부터 다시 낮아져 1% 중반이나 그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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