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절반 “다른 집처럼 효도 못해 죄송해”, “뒷바라지 못해 미안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다시 태어나도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있나’
다소 극단적인 이 질문이 부모와 자식 사이를 말하는 것이라면 “같은 선택을 하겠다”고 말한 사람이 10명 중 6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대답에서 느껴지는 애정만큼이나 서로에 대한 미안함도 상당했다. 자녀 세대는 ‘다른 집처럼 효도를 못한 것’, 부모 세대는 ‘다른 집처럼 뒷바라지를 못한 것’을 미안한 감정이 드는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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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픈애즈 |
5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만 19~6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6일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다시 태어나도 부모님의 자녀로 태어나겠다’는 자녀세대의 응답은 64.8%를 차지했다. 부모세대의 경우 ‘자녀의 부모로 태어나겠다’는 답변이 68.7%였다.
자녀세대의 86.8%, 부모세대의 85.0%는 각각 부모님과 자녀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데 공감했다. ‘부모가 자신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보는 자녀세대(76.0%)와 ‘자식이 자신을 전적으로 믿어준다’고 답한 부모세대(71.7%)가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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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만큼이나 미안한 마음도 컸다. 자녀세대의 10명 중 7명(68.0%)은 ‘다른 집 자식처럼 효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자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는 의견은 28.8%에 불과했다.
부모는 열심히 키웠다는 자부심과 더 많이 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뒤섞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세대의 절반 이상(55.2%)은 ‘다른 집처럼 자녀 뒷바라지를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부모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의견(48.7%)도 적지 않았다.
‘경제적 여건’에 대한 아쉬움은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서 드러났다.
자녀세대의 75.2%는 ‘우리 집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 이상(52.3%)은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 있는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면 내 인생이 지금보다 더 나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아쉬움과 별개로 부모가 나를 위해 많은 희생을 했다는 데는 대부분(87.2%)이 공감했다. 이미 자식을 위해 번 돈을 모두 썼으니 물려줄 재산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라는 대답도 73.7%에 달했다.
부모세대의 66.4%는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 키웠더라면 자녀의 인생이 지금보다 더 나았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자녀에게 물려줄 만한 재산이 없는 것이 미안하다는 부모가 56.1%에 달했다. 유산을 자녀가 물려받는 것을 비교적 당연하게(62.1%) 받아들이면서도, 45.8%는 자녀의 결혼까지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a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