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내일 대선투표] 막판까지 물고물린 셈법…결국 ‘5자구도’ 그대로
뉴스종합| 2017-05-08 11:42
정치공학적 단일화 없이 완주
심상정 표몰이땐 문재인 표 분산
유승민은 홍준표·안철수와 겹쳐

끝내 후보 단일화는 없었다. 선거 초기부터 막판까지 후보 단일화가 화두였으나 5명 모두 완주를 택했다. 당선 가능성과 무관하게 5명 후보 모두 유의미한 ‘키 플레이어’란 점에서 대선 결과는 개표 순간까지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5자구도에서 표심은 크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그리고 중도층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묶인다.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면서 “짧은 기간 치러져 내실 있는 정책 경쟁이 충분하지 아니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럴수록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을 더 꼼꼼히 따져서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5명에 이르는 정당 후보가 완주한 것도, 또 이들이 끝까지 변수가 되는 구도도 이례적이다. 지난 대선에선 심 후보가 중도 사퇴했고 선거 막판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몽준 당시 후보와 단일화했고, 1997년 대선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의 ‘DJP연합’이 이뤄졌다.

이번 대선에서도 초ㆍ중반까지 같은 흐름이 반복될 조짐이 보였다. 하지만 심 후보가 선거 내내 명확하게 완주 의지를 피력했고, 특히 유 후보는 당내 의원의 반발에도 불구, 끝까지 대선을 돌파하면서 이 같은 구도가 형성됐다. 당선 가능성을 고려한 정치공학적 후보 단일화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은 한국정치사에서도 의미있는 획을 남기게 됐다.

후보 단일화가 사라지면서 대선 결과 예측은 한층 안갯속이다. 유권자의 표심 단일화 여부가 남았다. 문 후보와 홍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표심 단일화를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문 후보는 ‘사표방지 캠페인’을 내걸었다. 심 후보 지지층이 주요 대상이다. 전병헌 문 후보 측 전략본부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집권 가능성 있는 후보들에게 몰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가 급부상하면서 표심이 분산되는 데에 따른 경계다.

심 후보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표방지 심리를 앞세우는 것 자체가 낡은 정치문화라 주장한다. 진보정당이 대선에서 10% 이상 득표율을 얻는 건 한국정치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심 후보는 “심상정이 적폐 홍준표를 잡는 게 최대 관건”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도 보수층 표심의 주요 변수다. 유 후보의 주된 지지층은 중도ㆍ보수층으로, 유 후보가 표를 모을수록 홍 후보와 안 후보가 표를 잃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나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인 홍 후보가 가장 큰 영향권 내에 있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심 후보나 유 후보가 오히려 올해 대선에선 막판까지 키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유권자의 표심 단일화 여부는 결국 가장 당선이 유력한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비롯된다. 문 후보 당선이 유력하다고 판단한다면, 심 후보 등으로 진보 진영의 표가 분산될 수 있다. 반대로, 뒤집힐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 진보 진영 표심 단일화엔 유리하지만 안 후보나 홍 후보 지지층 등은 역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표심을 특정 후보에 집중시킬 수 있다. 어떤 판단이든 후보 간 유불리가 공존한다. 단순치 않은 5자구도의 복잡한 셈법이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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