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통계청 조사 결과 취업자 5명 중 1명은 주 54시간 이상 격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주5일제 도입 이후 평균 근로시간은 줄었지만 제도가 전면 도입된 2010년 이후부터는 주당 취업시간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15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일주일에 54시간 이상 근무한 취업자는 533만4000명으로 1년전보다 50만7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2657만7000명)의 20.1%에 달한다. 주말 이틀을 쉰다고 가정하면 하루 절반인 11시간 가까이 일하는 셈이다.
주 54시간 이상 취업자는 2000년대 초반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주 54시간 이상 취업자는 899만5000명으로, 지난해(530만7천명)보다 1.7배 많았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2.5%에서 20.2%로 크게 줄었다.
이는 주 40시간 근무제인 주5일제가 2004년 도입된 영향이 크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엔 장시간 근로자 감소 속도가 완만해진다.
주 54시간 이상 취업자 비중은 2000∼2011년까지 전년 대비 매년 줄어 2013년 21.5%까지 내려가지만 2014년 22.7%로 다시 상승했다. 이후 2015년 21.9%를 거쳐 지난해 20.2%로 다소 낮아졌을 뿐이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 역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2013년 43.1시간을 기록한 이후 2014년 43.8시간, 2015년 43.6시간으로 지난해 43.0시간으로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결국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장기간 근로를 막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주당 근로시간을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 단축을 공약으로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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