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보험사, 자본확충 이자에 허리 휜다
뉴스종합| 2017-05-17 09:25
후순위채ㆍ자본증권, 고리발행
보험계약자에 간접적 악영향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앞다퉈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급여력비율(RBC)을 높여야 해서다. 하지만 자산운용수익률이 3%대에 미치고 있는 가운데 그 보다 높은 이자율을 약속할 수 밖에 없어 또 하나의 짐이 되고 있다. 고리대 부담은 보험료 인상이나 보험금 지급 감소 등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도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동부화재는 지난 15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계획을 밝혔다. 발행금리는 민간채권평가 평균에 1.3~1.8%포인트를 더한 수준이 유력하다. 연 3%대 후반이거나 4% 이상이 예상된다. 조달된 자금은 해외 유가증권과 대출 등으로 운용될 계획이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동부화재의 RBC비율은 178.51%에서 194.64%로 개선될 전망이다.


RBC가 158.29%로 떨어진 현대해상도 이달 중 3000억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앞서 농협생명은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을 마쳤고 흥국생명, 하나생명, DGB생명 등이 올해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확충에 나섰다.

RBC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4일 수요예측을 한 농협생명 후순위채권의 금리는 3.1~4% 수준이었다.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는 4.58%, 해외발행을 택한 교보생명은 이보다는 낮은 3.93%다. 지난해 말 기준 생보사와 손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9%와 3.77%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보험연구원 임준환 선임연구위원 “미국 금리 인상이 예고돼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확충을 서두드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채권 등으로 자산 운용을 계획하고 있다면 달러로 해외에서 발행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면서 “고금리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보험사에게는 RBC 비율을 맞춰 생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 서둘러 채권을 발행했지만 이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조달된 자금을 채권에 투자할 경우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투자한 채권을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가 작년말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평가손이 발생하자 RBC 비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자부담에 평가손 가능성까지 감수해야하는 셈이다.

hanira@herla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