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文대통령 23일 봉하마을 간다…노무현 前대통령 8주기 참석
뉴스종합| 2017-05-21 16:43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유붕 자원방래 불역락호(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면 즐겁지 아니한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를 맞아 봉하마을로 찾아간다. 당선 후 첫 봉하마을 방문이다. 부산에서 함께 인권 변호사로 일했던 두 사람은 정치적 동료에서 이제 전현직 대통령으로서 만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의 인선을 발표한 뒤 경남 양산 사저로 내려가 정국 구상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2007년 5월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법무부 차관, 대검차장, 청와대 법무비서관 인사를 발표한 뒤 “문 대통령은 양산 사저에 머무르며 정국 구상을 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내일 하루 휴가를 내셨고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돌아오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사실상 노무현 정부를 계승한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킨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추도식을 맞이하는 감회가 각별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캠프 부산선대위본부장을 맡았던 문재인 변호사는 ‘정계 데뷔를 권유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노무현 참여정부 첫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았다.

당시 선거운동 중 노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한 연설 장면은 유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며 참여정부의 조력자로 끝까지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됐을 때는 탄핵심판 대리인단으로, 퇴임 후 검찰 조사를 받을 때는 변호인으로 일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는 상주로서 궂은 일을 도맡았고, 이후에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주요 측근들에게 “정치하지 말라”는 당부를 남겼지만,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은 도리어 문 대통령의 정계 입문을 결심하게 하는 주요 사건으로 작용한다.

결국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정계에 입문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운명처럼 정치를 시작했고, 2017년 대통령이 되어 다시 봉하마을을 찾게 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9년만에 민주당이 정권을 다시 잡은 올해 23일 봉하마을에는 지지자들이 대거 운집할 전망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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